[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를 추진하는 정부 방안에 우려를 표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최근 체육계 폭력 문제가 커지자 개혁안을 마련 중이다. 여기에 대한체육회와 KOC의 분리도 포함됐다. KOC는 국제대회 파견 등 대외 업무를, 대한체육회는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균형발전과 같은 국내 체육계 이슈에 전념토록 한다는 취지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 체육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과거 두 조직이 따로 있을 때 반목과 갈등이 컸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2009년 어렵게 통합한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힘주어 말한다. 아울러 IOC로부터 정치적 독립을 보호받는 KOC가 분리되면 정치권의 정부의 체육회 통제가 수월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정부와 정치권은 체육회가 국제업무보다는 스포츠 폭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OC가 나섰다. IOC는 제임스 매클리오드 IOC 올림픽 솔리더리티&국가올림픽위원회(NOC) 국장 명의로 정부의 대한체육회와 KOC 분리 추진에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보냈다. IOC까지 직접 정부의 개혁안에 개입하면서 정치권과 체육회의 갈등은 앞으로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대한체육회가 15일 공개한 서한에서 IOC는 체육회와 KOC를 분리하고자 하는 외부 압력을 매우 깊이 우려한다”면서 “스포츠 폭력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한민국 스포츠계, 특히 대한체육회는 분리보다는 단결과 안정이 필요하다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IOC는 또 체육회 대의원들의 의사를 완전하게 지지한다며 한국 정부에 대한체육회와 긴밀히 공조할 것, 대응책을 협의할 것, 그리고 선수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데에 힘을 보태라고 압박했다.

IOC는 또한 문체부가 아직도 정관 개정안을 승인하지 않은 점에 놀랐다며 올림픽 헌장에 따라 NOC는 자주적인 스포츠 기관이어야 하며, 어떠한 과도한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함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해달라고 우리 정부에 촉구했다. 문체부는 현재 이기흥 체육회장이 IOC 위원직을 유지한 채 내년 1월 체육회장 선거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체육회 정관 개정안을 5개월 가까이 승인하지 않으며 체육회를 견제하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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