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조현우와 전북 현대 한교원(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2020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우승을 향한 ‘현대가(家)’의 집안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1라운드에서 맞붙었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전북이다. 2-1 승리를 거둔 2위 전북은 14승 3무 4패 승점 45로 1위 울산(14승 5무 2패ㆍ승점 47)을 승점 2차로 압박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최근 3경기 무승(1무 2패)에서 벗어났다. 아울러 우승을 하는 데 최대 적수로 꼽히는 울산에 시즌 2전 전승을 기록하면서 자신감을 높였다. 전북은 통산 정규리그 전적에서도 37승 26무 36패의 우위를 점했다. 반면 울산은 11경기(8승 3무) 무패 행진을 끝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울산과 전북은 각각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를 모기업으로 삼고 있다. ‘현대家 더비’는 자본력과 인기, 명성을 두루 갖춘 리그 최고 구단들의 대결로 볼 수 있다. K리그 기업 구단의 위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결이기도 하다.

2005년 이후 15년 만의 K리그 왕좌 복귀를 노리는 울산과 사상 최초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은 양보 없는 싸움을 벌였다. 해외에서 돌아온 국가대표 출신 이청용(32)과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보경(31)이 만난 경기기도 했다. 승부는 후반 17분 전북의 한교원(30)이 결승골을 넣으면서 1점 차로 마무리됐다.

한교원은 “울산과 (승점) 격차가 더 벌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더 집중하고 더 즐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家 더비’와 관련해서는 “말만 들어도 설레고, 뛰고 싶게도 만든다"며 "울산보다 저희가 더 승리를 갈망했기에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 현대 김보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동안 K리그 우승은 주로 기업 구단들이 차지해 왔다. 최근 10년간 K리그 챔피언은 모두 기업 구단들이 거머쥐었다. 전북이 무려 6회(2011ㆍ2014~2015ㆍ2017~2019년)를 차지했고 FC서울이 3회(2010ㆍ2012ㆍ2016년), 포항 스틸러스가 1회(2013년)를 기록했다.

기업 구단들은 튼튼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비 시즌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곤 한다. 포지션별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주요 선수들을 영입해 수월하게 시즌을 준비한다. 반면에 시ㆍ도민구단들은 정해진 적은 예산으로 한 시즌을 꾸려야 해 선수 영입에 부담을 느껴왔다. 시즌 중반 부상 선수라도 생기면 프런트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이유로 시ㆍ도민구단들은 비 시즌 동안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 보완에 초점을 맞추며 선수 영입에는 대체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올해도 기업 구단의 우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울산은 20일 오후 3시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최하위권 인천 유나이티드와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전북은 같은 시각 홈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대결을 벌인다. 전북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고 파이널 라운드(23~27라운드)에서 울산을 한 번 더 이겨 시즌 우승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