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H$M의 한 매장 / 블룸버그 통신 발생 사진 캡처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스웨덴 의류기업 H&M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강제노동 의혹과 관련된 중국 업체와 관계를 끊기로 했다. 미국의 중국 신장산 면화 수입 금지 이후 하루 만에 내린 조치다. 나이키 등 다른 세계 유명브랜드도 신장자치구에 생산된 면 제품을 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동참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H&M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신장 지역의 어떤 의류 공장과도 협력하지 않으며 신장에서 만들어진 면화도 공급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 관련 싱크탱크인 호주 전략 정책연구소(ASPI)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H&M이 중국 안후이성 염색실 생산 공장 화푸와 관계를 통해 신장의 강제노동 수혜를 입은 기업 중 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H&M은 성명을 통해 안후이(安徽)성에 본사를 둔 화푸 패션은 물론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화푸 패션의 공장들과의 관계도 이미 단절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H&M은 "상위시의 공장은 강제노역과 관련됐다는 증거가 없지만, 우리는 강제노역과 관련한 주장이 분명하게 규명될 때까지, 단위나 성과에 상관없이, 화푸 패션과의 간접적인 관계를 12개월 이내에 단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노동총연맹과 위구르족 인권단체가 H&M과 나이키, 아디다스, 라코스테, 자라 등 유명 브랜드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면제품을 쓰고 있다면서 사용 중단을 요구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를 끊는 조치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신장 지역 5개 특정 제조업체에서 생산되는 면화, 의류, 헤어제품, 전자제품 등에 대해 유통보류명령(WRO)을 내렸다. WRO는 문제된 제품을 중국 측이 수출하거나 미국 업체들이 수입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해당 제품을 ‘강제 노동의 산물’로 판단하는 경우 재수출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비판을 감수하고 거래를 계속하더라도 CBP의 판단에 따라 미국 등 서방국가에서 제품 유통 자체가 자단될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신장 지역은 중국 내 면화 80% 이상을 생산하는 최대 핵심지역이라고 밝혔다. H&M의 이번 단절 선언은 미국 행정부가 ‘강제 노역’을 이유로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 의류, 헤어제품, 전자 제품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한 직후 이뤄진 것이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H&M이 정치적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소위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 문제를 이유로 중국 기업에 제재를 하는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관련 조치는 일종의 정치적 농간"이라고 비판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H&M의 조치가)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하고, 글로벌 생산 사슬, 공급 사슬, 가치 사슬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논란으로 중국 내에서 H&M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중국은 소수민족의 독립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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