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감정원 보합 수준 반면 민간 통계선 상승세 여전
새 임대차법에 전셋값 폭등…서민 살림살이 팍팍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 정책 덕 연일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자화자찬 식 평을 내놓고 있다.

근거는 국가 기관인 한국감정원에서 내놓은 통계다. 이 통계만 봐서는 집값이 안정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매매가격 변동률을 민간 통계와 비교하면 적게는 7배에서 많게는 30배까지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아직 집값 안정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대책으로 부동산 상승세가 꺾였다"고 했다. 앞서도 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8·4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상승세가 상당 부분 축소됐다"고 말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의 근거는 한국감정원에서 내놓은 통계다. 부동산 상승세가 서울의 경우 감정원 통계로 0.01%가 된 게 한 달 정도 됐고, 강남 4구는 보합권에 들어 상승세가 멈춘 상태니 집값이 안정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간 기관인 부동산114(0.07%)와 KB부동산 리브온(0.35%)의 통계와 비교하면 지난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 변동률이 30배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감정원 통계 수치는 이제 보합권에 다다랐지만 민간 통계에선 서울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다.

세부적으로 봐도 KB 통계에선 강남구가 0.36%→0.23%로 줄어든 것 외엔 송파구가 0.27%→0.29%, 서초구 0.21%→0.35%로 오히려 올랐다.

거기다 이들 통계는 정확도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표본 숫자도 달라서인데, 감정원은 9400여 가구, KB는 3만4000여 가구를 표본 조사해 주간 통계를 만든다. 업계에선 KB 통계가 정확도가 더 높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아직 집값 안정을 논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감정원 통계만을 근거로 집값이 안정됐다고 보긴 힘들다”며 “아직 신고가가 속속 나오고 있고, KB 통계를 봤을 땐 아직 집값이 상승세에서 완전히 내려왔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 와중 새 임대차법으로 전·월세 값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5.90% 올랐다. 최근 5년래 가장 높은 상승율이다. 서울 전세값은 작년 5월부터 지난 달까지 16개월 연속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임대차 법으로 인해 공급은 없으니 다음달 전세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전청약 대기수요로 수도권에서 전세 매물 찾기는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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