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무 구조 개선 및 사업 구조 재편 집중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한국콜마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한국콜마가 ‘글로벌 종합뷰티헬스 기업’ 도약을 위해 화장품·제약·건강기능식품 3대 사업 균형 잡기에 한창이다.

한국콜마는 윤동한 전 한국콜마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이 지난해 12월10일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2세경영을 본격화했다. 윤 회장이 추구했던 ‘종합뷰티헬스기업’ 도약 과제가 윤 부회장에게 넘어간 것이다.

여기에 최근 한국콜마의 5000억원대 규모의 자산 매각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는 등 윤 부회장의 재무 구조 개선 및 사업 구조 재편 노력에 힘이 실리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 1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콜마파마 자산을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는 안건이 가결됐다고 공시했다.

◆ 5000억대 자산 매각 우여곡절 끝 ‘결의’

앞서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 5월 IMM PE에 자회사 콜마파마 지분 62.1%와 한국콜마 의약품 CMO 부문을 5124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콜마 의약품 CMO 부문을 3363억원, 콜마파마 지분은 1761억원에 넘기는 내용이다.

한 때 한국콜마 총 주식의 11.68%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한국콜마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CMO 매각 반대를 선언, 돌발변수로 등장했다.

한국콜마와 IMM PE가 매각 금액을 15% 가량 낮춰 최종 합의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국민연금은 이를 헐값 매각으로 봤기 때문이다. 다행히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매각 ‘찬성’ 쪽으로 움직이면서 M&A(인수합병)가 큰 고비를 넘게 됐다.

이번 매각 건은 2년 전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9000억원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면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한국콜마는 지난 2018년 1조3100억원을 투자해 CJ그룹 제약사인 CJ헬스케어(현재 HK이노엔)를 인수했다. CJ헬스케어의 신약개발 및 영업인프라와 한국콜마의 제약 생산·개발 역량이 만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당시 윤 부회장이 인수를 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회장은 이미 오너일가 경영자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마스크팩 제조업체인 제이준코스메틱 인천공장을 320억원에 인수하고, 대한제당 바이오의약품 티케이엠 지분 57%를 확보했다.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한국콜마 제공

◆ 연이은 악재…‘선택과 집중’ 전략

윤 부회장은 현재 ‘선택과 집중’이라는 카드를 꺼내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선방하고 있는 제약부문을 매각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냐는 말도 나왔다.

영업이 중단된 제약사업부문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 846억원, 101억원을 기록했다. 매각된 제약사업부문 수익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한국콜마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 6555억원, 5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 13.9% 감소했다.

또 코로나 19 영향으로 2,3월 화장품 수주가 부진했고 2분기 유통사 판매 재고로 실적악화가 이어진 탓도 있다. 또한 국내뿐 아니라 중국, 미국, 캐나다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모든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한국콜마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375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한국콜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221억원, 2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4%, 28.4%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윤 부회장은 사업구조 개편이 필요한 시기라고 봤다. 제약부문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콜마는 화장품사업에, 자회사 HK이노엔은 제약사업에 집중시키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 ‘종합헬스뷰티 기업’ 도약 시너지 확대

한국콜마의 사업구조는 화장품, 제약, 건강기능식품 3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계열사 전체의 매출 비중은 화장품 50%, 제약 25%, 건강기능식품 25% 순이다. 한국콜마는 3개 사업군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주력인 화장품사업의 반등을 위해 수주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한국콜마에게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수주를 확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화장품기업들이 중국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국콜마 중국 공장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의 올 8월 기준 누적 특허 등록 건수는 422개, 출원 건수는 774개로 국내 화장품 ODM 업계 최고 수준으로 역량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전 직원의 30%를 연구원으로 구성하고, 매년 매출의 5~6%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한국 콜마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플랫폼 사업(플래닛147)을 통해 신규고객들을 발굴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도 수익구조가 좋아질 수 있도록 고수익 전략을 펼치고, 중국도 하반기에는 무석콜마 가동률 상승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의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HK이노엔 상장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콜마가 HK이노엔을 인수하면서 외부 차입금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한 만큼 이자비용 등이 반영되면 수익성 회복이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부터 2021년 6월에 걸쳐 상환해야할 장기차입금은 343억원, 1년 내로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도 1843억원에 이른다.

HK이노엔의 기업가치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K이노엔이 개발한 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은 지난해 3월에 출시 후 발매 1년 만에 누계처방 600억원을 넘어섰다. 숙취해소음료 ‘컨디션’도 보유하고 있다.

HK이노엔 더마 코스메틱 '클레더마'/ HK이노엔 제공

또 HK이노엔은 지난 6월 제약과 화장품 기술을 융합한 더마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콜마에 인수된 이후 선보이는 1호 신사업이다.

HK이노엔은 향후 의약품, 건강음료뿐 아니라 더마 코스메틱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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