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개업소 경쟁이 전셋값 과열불러올 수도"
남산에서 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노원구에 거주하는 A씨는 집을 전세로 내놓으려 중개업소 몇곳에 전화를 돌렸다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전셋값을 예상 금액보다 몇천만원 더 받아주되 수수료는 낮게 받겠다는 것이다. 대신 이 중개업소는 전속으로 맡겨 달라는 단서를 달았다.

최근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매물을 확보하려는 공인중개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전세 거래가 끊기자 이런 방식으로라도 계약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특히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구 등 일부지역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업계에서는 한동안은 이런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7일 기준 117.5로, 전주(116.4) 대비 1.1p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공급과 수요 상황을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내는 이 지수는 100을 넘길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는 새 임대차법 시행의 영향이 크다. 임대의무기간과 임대료 상한(5%)이 생겨나자 집주인들이 임대를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선 중개사들의 매물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세 보증금을 몇천만원 더 받아줄 테니 매물을 본인 중개업소에 맡겨달라는 식이다.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구 등 일부지역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거기다 시세 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켜야 다른 집주인들에게 전세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는 게 현장 중개사들의 전언이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음달 정도면 이제 수요가 더욱 늘어날텐데 전세 매물이 너무 부족하다"며 "출혈을 감소하고서라도 수수료를 적게 받거나 전셋값을 더욱 받아주겠다는 중개업자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노원구 B공인 관계자는 “비싼 값에 거래를 터놔야 해당 단지 다른 집주인들에게 의뢰가 많이 온다”며 "전셋값을 더 받아주겠다고 하는 것은 이런 상황에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전세 시세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곧 가을 이사철이 오니 중개사들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그럼 호가를 높여주는 중개사들이 임대인들의 선호를 받을 것이 분명한데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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