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라면 형제’ 여전히 위중…복지부, 취약계층 아동 방임 점검
[이슈+] ‘라면 형제’ 여전히 위중…복지부, 취약계층 아동 방임 점검
  • 허지형 기자
  • 승인 2020.09.19 13:13
  • 수정 2020-09-19 13:13
  • 댓글 0

라면 형제, 인공호흡기에 의존
"엄마가 아이들 방치"…이웃 신고 3건 접수
돌봄 공백·방임 등 학대 모니터링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물청소 작업 중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컵라면 용기가 물웅덩이에 잠겨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형 기자] 부모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화재로 인해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닷새째 의식을 찾지 못해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치료를 받는 가운데 정부가 취약계층 아동의 방임·학대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 라면형제, 위중한 상태

18일 오후 동생에 이어 형까지 의식을 되찾았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이천시 미추홀구에 따르면 14일 오전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빌라 화재로 크게 다친 초등생 A(10) 군과 B(8) 군 형제는 서울 모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 군은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동생 B군은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었다. 두 형제는 화상뿐 아니라 화재 당시 연기를 많이 흡입해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B군은 전날 호흡 상태가 다소 나아짐에 따라 산소호흡기를 제거하려고 시도했으나 제거한 뒤 재차 자가 호흡이 되지 않아 중환자실에서 형과 함께 치료를 받는 중이다. 상태가 위중한 A 군은 화상이 심해 수면제를 투여해 치료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A군 형제가 의식을 되찾고 B군은 전날 일반병실로 옮겨졌다고 인천시와 미추홀구는 밝혔는데, “확인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또 형제의 엄마가 연락 두절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엄마는 이날도 아이들이 입원한 병원에 머물렀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 엄마가 어제부터 전화를 안 받은 것은 맞지만 비판 보도로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가족과는 계속 연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여파로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외출한 엄마가 없는 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했다.

초등생 형제가 살던 빌라 / 연합뉴스

◆ 돌봄 공백과 방임 등 학대 발생 여부 점검

라면을 끓이려다 불이나 중상을 입은 A군 형제와 어머니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와 자활 근로비 등 160만 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이달 22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사례관리 가정 집중 모니터링 기간’으로 정하고, 취약계층 사례관리(드림스타트) 아동 7만여 명을 대상으로 돌봄 공백과 방임 등 학대 발생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가구 방문을 확대해 급식 지원과 긴급지원 등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비대면 수업 확대에 따른 긴급 돌봄 서비스 필요성도 조사할 전망이다. 또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아동과 가족에게 화재 예방을 위한 재난대비 안전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 후 아동 돌봄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중심으로 긴급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복지부는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아동들이 긴급돌봄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보호를 강화해 달라고 지자체와 센터 등에 협조를 요청한 가운데 ‘아동·청소년 학대방지 대책’에 따라 전문가를 중심으로 아동학대 처벌강화 전담팀을 구성하고, 방임 등 아동학대 발생히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과 협의할 계획이다.

한편, 형제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후원을 주관하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 등에 따르면 16일부터 형제에 대한 기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 재단은 기부자가 기부금의 용도를 지정해 기탁할 수 있는 ‘지정 기탁’을 형제를 대신해 받을 예정이다. 지정 기탁된 후원금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단 측이 모아 집행할 방침이다.

인천소방본부는 ‘119의 기적’ 성금으로 치료비 5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담당 구청인 미추홀구도 의료비로 300만 원을 긴급지원하고 나머지 치료비는 형제가 입원한 병원 사회사업실이 후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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