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수 판매 꾸준한 증가세…중국 미국에 못 미쳐
전경련 “정부의 지원 아직 부족해…타국 대비 소극적”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선보인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현대차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자동차 업계가 친환경 모빌리티 확대를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를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인프라 보급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KAIDA에 기입된 회원사의 전기차 판매량은 총 2562대다. 전년 동기 대비 203.6% 급증했다.

지난 6월 아우디코리아가 국내에 처음 출시한 아우디 e-트론은 7월 394대, 8월 177대가 팔리며 총 595대를 팔았다. 올해 판매 가능한 모든 물량을 팔면서 일찌감치 목표를 달성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출시한 벤츠 EQC는 지난해 10월부터 334대가 팔렸다.

비회원사인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7076대를 팔아 KAIDA 전체 회원사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판매량까지 포함해, 수입 전기차는 국내 시장에서 1만대 가까이 팔렸다.

국내 기업의 전기차시장 점유율도 1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8월 11.3%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5.5%p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개별소비세 감면율 축소 등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떨어져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전기차는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이렇듯 국내 전기차시장의 성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 보급은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17일 발표한 ‘전기차 시장 글로벌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 세계 판매량의 1.6로 11위에 그쳤다. 중국은 52.9%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2위는 미국(13.4%), 3위 독일(4.8%), 4위 노르웨이(3.5%) 순이다.

꾸준한 증가세에도 글로벌 시장 기준 보급률은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장에서 공개된 현대자동차의 EV 콘셉트카 '45'. /현대차 제공

전경련은 충전시설 등 인프라 확충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급률이 저조한 것으로 지적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충전기 보급대수는 2만3000여대에 불과하다. 중국과 미국의 충전시설 수와 비교하면 각각 0.8%, 1.4% 수준이고, 연간 판매량이 비슷한 일본(22만7000대)과 비교해도 약 10% 수준이다.

전경련은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 코발트와 리늄의 자급률은 2017년 기준 0%라고 꼬집었다. 물량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동차업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며 전기차 구입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도 점점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집과 직장 근처의 충전소 설치 여부가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 등과 함께 주요 검토 사항이 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 한다”며 “일반 주유소와 비교하면 충전소 보급 대수도 현저히 적어 전기차 확산의 걸리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그린뉴딜 정책의 하나로 전기차·수소차 11만6000대 보급을 위해 예산 약 1조6000억원을 지원한다.

한편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네덜란드·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중국·독일·이스라엘 등은 2030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상황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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