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AFP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류현진(33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5승 사냥에 실패했다. 5연패 탈출 특명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2패를 떠안았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오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볼넷 6피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삼진도 8개나 잡았다. 하지만 팀이 1-3으로 져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이던 7월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래 51일 만에 패전 투수가 됐다.

큰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시즌 4승(1패)째를 거둔 14일 뉴욕 메츠전에서 7-3으로 이긴 이후 5경기에서 모두 졌다. 뉴욕 양키스와 원정 3연전에서 6-20, 2-13, 7-10으로 대패했고, 19일 필라델피아와 더블헤더(0-7, 7-8)도 모두 내줬다. 5연패 기간 무려 58실점했다. 마운드가 붕괴하며 올 시즌 최다 연패에 빠졌다. 토론토로서는 에이스 류현진의 호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한글 트윗을 남긴 토론토 SNS. /토론토 SNS 캡처

총체적 난국인 토론토 마운드에서 에이스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류현진은 부담감을 이겨내고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였다. 14일 뉴욕 메츠전 6이닝 1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제 몫을 했다. 올해 6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00을 유지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교체될 때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6이닝 8탈삼진, 오늘의 스타는 류현진 선수였습니다"라고 한글 게시물을 적어 올리며 에이스의 호투에 박수를 보냈다.

류현진은 변화구 위주로 승부를 펼쳤다. 이날 그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1.3마일(약 146.9km)에 그쳤다. 위력이 떨어지는 포심의 비율은 낮추고, 컷 패스트볼(커터)과 체인지업, 커브 비율은 높여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커터를 36개로 가장 많이 던졌고,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26개를 구사했다. 커브는 14개를 던졌다. 반면 포심과 투심은 각각 15개, 8개만 던졌다. 경기 후 류현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한 대로 투구를 했다. 변화를 줄 필요는 없었다. 커터와 커브가 효과적이었다. 약한 타구와 스윙이 나오면서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며 경기를 돌아봤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가 점수를 내야 이기는 게 야구다. 타선 지원 없이는 누구도 승리투수가 될 수 없다. 이날 토론토 타선이 류현진에게 안긴 점수는 1에 불과하다. 5회초 트래비스 쇼(30)의 솔로홈런이 유일한 득점이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내려간 뒤에도 점수를 뽑지 못하며 속절없는 6연패에 빠졌다.

실점 과정도 아쉬웠다. 류현진은 5회에만 안타 5개를 내주며 2실점했다. 안타 5개 중 3개는 내야 전진 수비와 시프트가 뚫리며 나왔다. 모두 살짝 뜨거나 정상 수비 위치였다면 땅볼이 될 타구였지만, 내야 수비를 절묘하게 뚫고 외야로 빠져나갔다.

류현진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은 25일 오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가 될 전망이다. 토론토는 6연패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순위 2위를 유지했다. 토론토가 가을야구 티켓을 따낸다면 류현진은 30일에 열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