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의 3루수 프레이저가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버킷 리스트를 이뤘어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3루수 토드 프레이저(34)가 버킷 리스트를 이뤘다. 

프레이저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시티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서 투구판을 밟았다. 이날 4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프레이저는 타석보다 마운드에서 빛났다.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던 프레이저는 팀이 2-15로 크게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루이스 로하스 메츠 감독은 9회 지명타자로 나선 J.D. 데이비스를 3루수로 보내고 3루수였던 프레이저를 마운드에 올렸다. 

타석에서 지지부진했던 프레이저는 마운드에선 달랐다. 첫 타자 댄스비 스완슨을 상대로 연거푸 느린 변화구를 던져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이어 다음 타자 애덤 듀발을 너크볼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투구 추적 시스템 상에는 커브볼로 기록됐지만 회전이 조금 걸린 너크볼이었다. 프레이저는 다음 타자 오스틴 라일리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 내며 삼자범퇴로 깔끔한 마무리 능력을 뽐냈다. 

이날 등판은 데뷔 9년차 프레이저의 메이저리그 첫 투구였다. 또한 프레이저가 마운드에 오른 건 12살이던 1998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일본과 결승 이후 22년 만이다. 경기 후 프레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자신의 투구 영상을 공유하며 '버킷 리스트'라는 해시태그로 소감을 전했다. 메츠 역시 프레이저의 특별한 경험을 팬들과 공유했다. 메츠는 프레이저의 삼진 영상을 올리며 "이 삼진으로 플레이저와 제이콥 디그룸은 메이저리그에서 1336탈삼진을 합작했다"라는 재치있는 반응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 너크볼로 삼진을 잡아낸 건 프레이저가 처음은 아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3루수 웨이드 보그스는 뉴욕 양키스 시절이던 1997년 투수로 투구판을 밟아 너크볼을 뿌렸다. 특히 보그스는 프레이저처럼 삼진 하나를 추가하기도 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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