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원 창원 LG세이커스 신임 감독. /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연습 경기도 많이 못 치른 만큼 제대로 된 전력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가 막을 올린 20일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본지와 만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한 관계자는 걱정부터 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 시즌 동안 선수단 훈련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저희 팀뿐 아니라 많은 팀들이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컵대회뿐 아니라 다가오는 정규 시즌 초반에도 팀들이 전력을 가다듬으며 리그에선 혼전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 관계자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개막전 승부는 막판 ‘공격 농구’를 앞세운 창원 LG세이커스의 99-93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열린 이번 컵대회는 10월 9일 시작하는 정규 리그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 그런 만큼 농구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현장에는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고 KBL 고위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농구 국가대표팀의 김상식(52) 감독과 조상현(44) 코치도 경기를 관전하러 군산을 찾았다.

LG는 경기 초반 현대모비스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LG는 새롭게 현대모비스에 합류한 장재석(29)의 움직임에 고전했다. 장재석에게 1쿼터에만 8득점 7리바운드를 내줬다. 23-32, 9점이 뒤진 채 1쿼터를 마친 LG는 2쿼터에선 더욱 밀렸다. 2쿼터 2분 31초를 남기고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28)의 득점으로 41-48, 7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상대 김민구(29)와 전준범(29) 등에게 잇따라 득점을 내주며 43-56, 13점 차로 뒤진 채 경기 반환점을 돌았다.

LG는 3쿼터부터 거세게 반격했다. 상대 전준범의 3점슛, 숀 롱(27)의 미들 점퍼 등으로 좀처럼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쿼터 막판 폭발적인 추격 레이스를 펼쳤다. 3쿼터 종료 49초를 남기고 라렌과 김시래가 총 7득점을 퍼부으며 80-80,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4쿼터 중반까지 1~3점 차로 엎치락 뒤치락하며 시소 경기를 벌이던 양팀의 승부는 종료 49초를 남기고 갈렸다. LG는 93-93 동점 상황에서 강병현(35)이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예감했다. 이후 종료 0.6초를 남기고는 이원대(30)가 다시 3점포를 날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LG 강병현. /KBL 제공

LG는 강병현(10득점 4어시스트)을 비롯해 리온 윌리엄스(20득점 11리바운드), 김시래(14득점 4어시스트) 등이 고른 활약을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전준범과 자키넌 간트(24)가 15득점씩 올리고 장재석이 10득점 8리바운드로 지원사격을 했지만, 막판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조성원(49) LG 신임 감독은 “13점 차이에서 더 벌어지지는 않았다. 더 이상 벌어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초반엔 현대모비스가 분위기를 잡았지만, 후반전이 되면서 템포 자체가 저희 쪽으로 넘어왔다”며 “컵대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정규리그이다. 보완할 점을 찾아 보완하려 한다”고 데뷔전 승리 소감을 말했다. 유재학(57) 현대모비스 감독은 “양팀 모두 외국인 선수의 체력이 좋지 못했다. 저희 팀의 경우 전반엔 체력이 남아 있으니 움직임이 잘 이뤄졌는데 후반엔 체력이 떨어졌다. 아울러 오늘 외곽 슛이 전혀 안 됐다”고 패인을 짚었다.

한편 리그 10개 구단과 상무까지 총 11개 팀이 출전하는 이번 컵대회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군산=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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