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이 프로듀서 더 블랭크 숍(The BLANK Shop)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지난 17일 더 블랭크 숍의 첫 번째 정규앨범 '테일러(Tailor)'가 발매됐다. 이 앨범은 지금까지 윤석철 트리오, 안녕의 온도 등으로 이름을 알렸던 윤석철이 프로듀서로 변신했다는 것과 여러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했다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중 더블타이틀곡인 '사랑노래'는 데이식스 원필과 또 다른 타이틀곡 '위 아 올 뮤즈(We are all Muse)'는 백예린과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더 블랭크 숍은 "트리오 앨범을 만드는 것과는 많이 달라서 작업 중에 꽤나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그만큼 굉장히 많이 배운 것 같아서 좋았다. 그만큼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다들 힘든 시기인데 이 앨범으로 조금이나마 즐거워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윤석철이 아닌 '더 블랭크 숍'으로 프로듀서명을 바꿨는데.

"재즈 연주 음악 말고도 하고 싶은 음악들이 많았다. 그래서 서로 구분을 지어서 활동하려고 이름을 바꿨다. 그래야 듣는 사람들도 헷갈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안테나에서 박새별 이후 11년 만에 'K팝 스타'를 거치지 않고 영입한 가수라는 점이 특이한데.

"회사에 들어오기 전 진로에 대한 고민 때문에 유희열 대표님을 만난 적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구상하고 있는 앨범에 대해 말을 하게 됐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서(안테나) 하면 되겠네'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 실제로 안테나에서 작업해보니 어떤가.

"지금은 식구가 된 지 1년 6개월이 되었는데 벌써 두 장의 앨범을 안테나에서 발매했다. 내가 안테나에 어떤 기여를 한다는 건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그저 앞으로도 내 할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게 앞으로도 안테나에 도움이 되는 일이 길 바란다."

- 재단사를 뜻하는 앨범명 '테일러(Tailor)'가 마치 각 아티스트에게 꼭 맞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의지 같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옷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이 앨범을 기획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곡들은 다 처음부터 보컬을 정하고 만들었다. 콘셉트를 잡기 전까지는 어려웠지만 팬으로서 내가 바라보는 가수의 이미지와 음악 스타일, 나의 색깔들을 계속 고민하다 보니 밸런스가 맞는 지점이 생기더라. 그 후에는 나머지 작업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 지금까지 여러 가수와 협업을 했는데 협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 장르적 결합도 많이 시도했는데.

"재즈가 아닌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접할 때 아슬아슬하게 외줄 타기 한다는 기분을 많이 갖는다. 연주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처음에는 뭔가 겉핥기식으로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른 씬의 뮤지션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새로운 음악도 많이 들으면서 특유의 문화를 알게 되고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할 때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 눈여겨보는 K팝 아티스트가 있나.

"요즘은 최예근, 윤지영, 겨울에서 봄, 쿠인, 정원영 밴드의 음악을 자주 듣고 있다."

- 이번 앨범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8bit 게임 속에 진아 목소리가 나오면 너무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진아의 가이드 녹음을 듣고 나니 너무 잘 어울렸다. 만세를 불렀을 정도니까. 상상했던 것보다 실제가 훨씬 좋았다."

- 요즘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공연이 없어서 아쉬울 것 같다.

"그래도 온라인 공연을 함으로서 오프라인으로 공연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관객들과 바로 눈앞에서 소통할 수 없다는 건 아쉽다."

- 그럼 코로나 사태가 지나면 하고 싶은 공연이 있나.

"이번에 발매된 앨범으로 공연을 하고 싶다."

- 프로듀서 '더 블랭크 숍'의 활동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다음 앨범에 대한 계획이 있지만 아직은 상상만 하는 단계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긴 하지만 천천히 필요한 것들을 공부한다든지 필요한 장비를 구입한다든지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또 열심히 연주하고 곡도 쓸 계획이다."

- 앞으로 어떤 프로듀서로 남고 싶은가.

"그건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 다만 어떤 프로듀서로 정의되기보다는 조금 더 열어두고 다방면으로 생각하고 싶다."

사진=안테나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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