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안타를 때린 박세혁(오른쪽).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시작 전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41)의 마지막 두산 원정 경기를 맞아 두산 선수단이 은퇴 기념행사를 열어줬다. 경기 시작을 약 10분 앞두고 전광판에 박용택의 사진과 함께 ‘용암처럼 뜨거웠던 열정의 박용택, 당신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표출됐다. 김태형(53) 두산 감독과 주장 오재일(34)이 박용택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곧이어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나와 단체촬영을 했다. 사진 촬영 장소는 홈플레이트 근처가 아닌 박용택의 주 포지션인 좌익수 위치였다.

경기 전 두 팀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플레이볼이 선언되자 라이벌답게 치열하게 싸웠다.

LG가 1회부터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28)를 선제점을 뽑았다. 1사 1루서 3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가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알칸타라의 5구째 137km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가 130M, 타구속도가 174.5km에 달할 정도로 대형 홈런이었다.

두산도 홈런으로 응수했다. 3회말 1사 2루에서 4번타자 김재환(32)이 LG 선발 이우찬(28)의 2구째 140km 속구를 밀어 때려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작렬했다.

LG가 3-2로 근소하게 앞선 4회말 두산 공격 때 김태형 감독이 퇴장을 선언 받는 일이 벌어졌다. 상황은 이랬다. 무사 1,2루에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가 친 타구를 LG 3루수 김민성(32)이 애매한 자세로 잡았다. 원바운드 캐치인지 바로 포구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원바운드 포구라고 판단한 2루주자 박세혁(30)은 3루로 향했고, 런다운 과정을 반복하다가 베이스가 비어 있는 틈을 3루에 안착했다. 그러나 그전에 심판진이 타자주자와 박세혁의 아웃을 선언했다. 김민성이 타구를 노바운드로 잡았다고 판단한 최수원 3루심이 페르난데스의 3루수 직선타, 박세혁의 2루 포스 아웃 판정을 내렸다. 다만, 심판진은 런다운 플레이가 진행될 때까지 확실하게 상황을 정리하지 않아 혼란을 야기했다.

항의하는 김태형(오른쪽) 두산 감독. /OSEN

두산 더그아웃에서 즉각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원심이 유지되며 2사 1루가 됐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불복한 김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고, 결국 규정에 따라 퇴장을 명받았다. 올 시즌 9호이자 김태형 감독 개인 2호 퇴장이다. 그는 지난 5월 1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해 퇴장당한 바 있다. 

이후 LG가 5회 2사 2루서 오지환(30)의 좌중간 2루타로 1점 달아났다. 이어 라모스의 3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두산 우익수 박건우(30)의 실책성 플레이로 단타가 3루타로 둔갑했다.

5회~7회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날린 두산은 8회말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무사 만루에서 허경민(30)의 적시타로 1점 따라붙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김인태(26)와 조수행(27)이 연속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균형을 맞췄다. 후속타자 오재일이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나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두산은 9회말에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사 후 볼넷으로 걸어나간 정수빈(30)이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이어 박세혁이 우전 안타를 터뜨려 6-5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천신만고 끝에 4연패를 끊으며 KIA 타이거즈를 끌어내리고 하루 만에 5위에 복귀했다. 올 시즌 LG와 맞대결도 9승 6패 1무로 마무리하며 5년 연속 잠실 라이벌전 우세를 이어갔다.

LG 마운드는 이날 볼넷만 14개를 내주며 자멸했다. 필승조인 진해수(34), 정우영(21), 고우석(22)을 총 동원하고도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LG는 4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부산에선 선두 NC 다이노스가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 1차전을 7-2 승리로 장식했다. NC는 2-0으로 앞선 5회 박민우의 2타점 3루타, 강진성(이상 27)의 1타점 적시타, 박석민(35)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가져왔다. 

KT 위즈는 인천에서 SK 와이번스를 10-2로 대파했다. 5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3위로 올라섰다.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은 6이닝 1실점(무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14승을 수확했다.

광주에선 한화 이글스가 갈 길 바쁜 KIA 타이거즈를 11-3으로 제압했다. 한화는 2-2로 팽팽히 맞선 8회초 공격에서 4안타로 4점을 뽑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키움 히어로즈와 대구 홈 경기서 14-6 완승을 거뒀다. 삼성 타선은 이날 장단 18안타를 터뜨리며 키움 마운드를 맹폭했다. 김동엽(30)이 연타석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6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31)은 6이닝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4승을 신고했다.

잠실=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