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개월 연속 거래급감... 금융위기 당시 보다 적을듯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서울 이달 아파트 매매 건수가 600건대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최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낮은 거래 건수를 기록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 가운데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다. 대출제한과 더불어 보유세 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

20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계약일 기준)는 621건이다. 6월 1만5591건에서 7월 1만655건, 8월 4589건으로 급감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거의 거래절벽 수준이다.

아직 9월이 끝나기까지 아흐레 가량 남아있고, 주택매매 거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신고하면 돼 추가로 신고되는 물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거래건수가 너무 적은 편이라 크게 늘어나긴 힘들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대로라면 금융위기로 역대 최소 거래건수를 기록했던 지난 2008년 11월(1163건) 보다도 더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체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고가주택 거래건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이달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165건으로 전체 거래량(621건)의 26%에 불과하다. 7월에는 35%, 8월 39%였던 것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쪼그라든 것이다.

고강도 세금 규제가 연이어 발표된데다, 관련 법안들이 지난달 통과돼 본격적으로 규제가 작동하면서 매수세가 꺾이고 거래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고가주택·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취득세를 대폭 높이면서 투기수요의 주택시장 진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현재의 두 배 가량인 6%로, 내년 6월부턴 주택을 구입하고 1년이 되기 전에 파는 경우 양도소득세율을 현 40%에서 70%까지 늘어난다.

실제로 매도·매수자 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며 매수세는 주춤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서 지난주 기준(7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101.5) 대비 5.3포인트(p) 하락한 96.2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시장 비수기인 추석 연휴까지 코앞으로 오면서 집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량이 늘면 가격이 오르고, 반대로 거래량이 줄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거래절벽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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