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ESG위원회, CEO 산하에서 벗어나 최상위구조인 이사회 신설

ESG 경영에서 강화되는 이사회 역할

올해 이사회내에 ESG위원회 신설한 KB금융지주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급부상하며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이사회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ESG가 단기적 트렌드를 넘어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함에 따라 투자자와 자산운용사는 기업의 ESG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반영하고 있다.

기업은 일환으로 주주이익 위주의 가치추구에서 벗어나, ESG가 중심이 된 지속가능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기업이 ESG를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으로 인식함에 따라, ESG 위원회를 CEO 산하에 설치하는 관행에서 탈피해 최상위구조인 이사회에 신설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월 금융권 최초로 이사회내 이사전원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ESG를 회장 및 그룹사 CEO 성과평가지표에 포함했다. 오너일가의 막말 사건으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 대한항공도 지난 8월 이사회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했다.

 

ESG 지배구조 중요성 부각돼

세계적인 투자관리회사인 뱅가드의 '2020투자 스튜어드십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좋은 지배구조는 ▲잘 구성된 이사회 ▲전략 및 위험에 대한 효과적인 감독 ▲성과연계 임원보상 ▲주주 권리 등이 중심이 된다.

이 회사는 기업 이사회의 의사결정과정에 적극 참여, ESG와 같은 비 재무적 가치에 대해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앤 로빈슨 전무는 "코로나 펜데믹과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의 시기에 좋은 지배구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이 환경 및 사회적 성과 기준에 대한 사회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위험을 감안할 때 이사회가 ESG 리스크의 최종 책임을 져야한다. 또 이사회가 ESG 성과에 대한 관리구조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경영진이 위험을 가시적으로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조지 세라핌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연구에서 ”ESG 기업이 추세보다 앞서가고 ESG 프로그램의 재무적 이점을 얻기 위해선 책임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이사회가 경영진 보상을 포함하여 ESG 지표를 통합시키는 조직이 돼 혁신적·창의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ESG 펀드 투자가 급증하는 유럽연합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사회는 ESG 경영 관련 5가지 역할 수행해야

최근 유럽, 특히 영국이 ESG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ESG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가 투자를 할 때 ESG를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모닝스타에 따르면 유럽이 2분기 글로벌 ESG 펀드 투자액 711억 달러의 86%를 차지했다. 그만큼 유럽이 ESG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영국 법률전문매체 렉솔로지는 ESG 리스크를 방지하고, 기업 가치를 지키기 위해 5 가지 이사회 역할을 강조했다.

이 회사는 ▲주주이익 가치추구에서 ESG 분리 ▲이사회가 환경·사회적 성과의 지배구조 출발점이 될 것 ▲법을 ‘준수’의 유일한 기준점으로 사용하지 말 것 ▲사업 내에서 환경·사회적 기능에 대한 권한의 하부이양 ▲ESG 내부 관리시스템 점검 등을 제안했다.

특히 “ESG가 기업의 위험 관리 문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내부 관리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효과적인 환경·사회적 성과를 거두고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해선 내부 관리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ESG에 대한 관심이 커져감에 따라 CEO 산하 또는 이사회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ESG 위원회가 ‘보여주기 식’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일시적 문제회피 방책으로 이용된다는 우려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사회가 ESG 리스크 관리·감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해야하며 권한을 적절히 하부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광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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