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해외선 3상 직행 예정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GC녹십자가 국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에서 첫 환자 투여가 시작됐다. 해외에서는 다국적 제약사들과 꾸린 연합체를 통해 임상 3상에 들어간다.

GC녹십자는 21일 코로나19 혈장치료제(GC5131A)의 임상 2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후 한 달 만이다.

GC5131A 첫 환자 투여는 지난 19일 중앙대병원에서 정진원 교수 주도로 이뤄졌다. 회사 측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중앙대병원, 고대 안산병원, 연대 세브란스병원, 충남대병원 등 총 6개 의료기관에서 추가 환자 투여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GC5131A'는 약물재창출이 아닌 신약으로 분류되는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에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임상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약물의 적정용량을 설정하는 것이 목표다. 영상학적 진단으로 확인된 폐렴 환자나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김진 GC녹십자 의학본부장은 "치료 목적 사용을 위한 추가 제제 생산을 위해 지속적인 완치자분들의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국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치료제인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혈장치료제, 혈장 치료와 어떻게 다를까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와 싸워 이긴 항체가 있는 완치자 혈액을 정제, 농축해 만든다. 따라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완치한 환자의 혈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혈장은 혈액의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제외한 담황색 액체 성분이다.

혈장치료제는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 직접 수혈하는 '혈장 치료'와는 차이가 있다. 혈장 치료는 일종의 의료행위이고, 혈장치료제는 이러한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 고농축한 의약품이다.

현재 임상 2상 진행을 위한 혈장치료제는 모두 확보된 상태로 알려진다. 다만 앞으로 임상 3상과 치료목적 사용 승인 등 실제 의료 현장에 쓰일 치료제를 미리 만들어놓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혈장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보건당국과 GC녹십자 등은 기존 4곳에 불과했던 채혈 기관을 전국 46곳의 현혈의 집으로 확대한 바 있다. 환자 1명에 투약할 혈장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2~3명이 혈장을 공여해야 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 공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지난 18일 기준 총 2728명으로 실제 공여에 참여한 인원은 2007명이다.

GC녹십자의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 현장 모습. /GC녹십자

◆ 해외는 임상 3상 시작 예정

해외에서는 GC녹십자가 참여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CoVIg-19 Plasma Alliance)가 이달 중에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얼라이언스에는 GC녹십자 외에 BPL, CSL, 다케다(Takeda), 바이오테스트(Biotest), 옥타파마(Octapharma) 등의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임상 1상만 면제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임상 1, 2상이 모두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3상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임상 3상은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주도하기로 했다. 미국과 아르헨티나, 덴마크, 영국 등에서 500명의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임상 3상에 돌입하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국내에서 GC녹십자가 임상 2상을 하는 혈장치료제와 동일한 방식으로 개발된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다만 완치자 혈장을 어디서 확보했느냐에만 차이가 난다.

같은 혈장치료제라고 해도 별도의 임상시험이기에 해외에서의 개발이 국내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국내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GC녹십자에서 임상을 마친 뒤 공급할 예정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과 국내 임상은 별도지만, 같은 치료제인 만큼 글로벌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국내 임상시험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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