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3~18세 대상 백신, 유통과정서 상온노출
감기·독감·코로나19 원인 다르나 증상으론 구분 안 돼
정부는 올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독감 예방접종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형 기자] 올가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인플루엔자 백신 유통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제기돼 무료 접종 일정이 중단됐다.

◆ 독감 백신 “유통과정 중 문제점 발견”

21일 질병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인플루엔자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22일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점이 발견된 백신은 22일부터 무료접종을 하려던 13~18세 대상의 물량으로, 냉장 상태를 유지해 운반해야 하는 독감 백신이 일부 업체가 이송 과정에서 백신을 상온에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품질 검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해당 물량뿐 아니라 임신부 등 전체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전했다.

관련 업체의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을 즉시 중단했으며, 이미 공급된 백신에 대해서는 품질이 검증된 경우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의 독감 백신에 대해 품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 검사를 진행할 예정, 안전성 여부 검사 후 접종을 재개할 전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임신부 및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과 기존 2회 접종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참여 의료기관 및 대상자에게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안내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 반응이 신고된 사례는 없으나 이상 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접종 개시일 하루 앞두고 밤늦게 발표하면서 의료기관의 혼란이 불가피해 보이며, 갑작스럽게 독감 배신 접종 일정을 중단함에 따라 가을·겨울철 코로나19 감염증과 독감 동시 유행 차단 계획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유통 과정상에서 일부 문제가 제기돼 무료 접종 일정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 코로나19·독감 증상

코로나바이러스와 독감(인플루엔자) 동시 유행인 트윈데믹 가능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감기까지 우려를 더 하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와 독감, 감기는 열이 나거나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나 다른 질환이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면 감기에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감기와 독감 역시 원인이 다르다.

코로나1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 호흡기 질환이다. 독감과 달리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통한 예방이 최선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이다. 질환 자체를 인플루엔자 또는 플루라고 불리며 독감 환자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전신에 심한 근육통 등을 느낀다. 타미플루 등 치료제가 상용화돼있어 의료기관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200여 가지가 넘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4종인데,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와는 다르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세 가지 질환을 증상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음으로 의심되면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두 가지 질환에 중복으로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굳이 세 가지 질환을 구분해야 한다면 독감의 경우 급작스러운 오한, 코로나19는 후각이나 미각 이상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코막힘, 콧물, 재채기, 38도 이하의 가벼운 발열이 동반한다면 감기일 가능성이 높고,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전신의 심한 근육통, 기침 등이 생긴다면 독감을 의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는 감기처럼 코와 관련한 증상은 드물고, 발열은 흔하지만, 독감처럼 급작스러운 오한을 동반하지는 않는 듯하다"며 "후각이나 미각 이상이나 호흡 곤란이 나타난다면 코로나19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허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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