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노브랜드 버거 역삼역점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는 기자. 조리된 음식을 방문 포장객에게 서빙하는 '서빙 로봇'/강한빛 기자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자 외식업계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포장 영업에 특화된 매장을 선보이거나 로봇이 서빙을 대신하는 등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는 비대면 트렌드에 대응하면서도 경영과 관리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에도 미래 '성큼'... 서빙로봇에 자동조리 장비도

신세계푸드는 이달 8일 역삼역에 '노브랜드 버거'의 시그니처 매장을 열었다. 노브랜드 버거가 지향하는 미래를 응축한 게 특징이다.

이 매장은 자동화, 비대면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왼쪽에 나란히 서 있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면 되는데, 주문과 결제 모두 방문객의 몫으로 매장 직원을 마주할 일이 없다.
 
특히 이 매장은 포장객을 위한 A존과 매장에서 음식 섭취를 위한 B존으로 구분돼 있는데, 포장객의 경우 직원 대신 로봇이 응대한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서빙 로봇이다.

대면이 사라진 곳엔 색다른 ‘체험’이 자리를 메웠다. 포장 고객이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픽업 존에서 기다리면 서빙 로봇이 조리된 음식을 받아 대기 장소까지 가져온다. 로봇은 “맛있게 드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생긋 웃어 보이기도 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로봇은 매장 내 어디서나 자유롭게 서빙이 가능한 수준으로, 현재는 비대면으로 포장방문객이 늘어난 상황에 대응하고자 테이크아웃 픽업존에서만 가동하고 있다.

노브랜드버거 역삼역점 픽업존/강한빛 기자

이곳엔 신세계푸드가 자체적으로 기획·개발한 자동 조리 장비도 자리 잡았다. 햄버거 재료인 빵과 고기 패티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면서 자동으로 조리된다. 화력이나 조리 시간이 균일하게 맞춰져 맛의 표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 같은 미래형 매장은 노브랜드버거 론칭 전부터 고민해왔던 부분”이라며 “이번에 문을 연 역삼역점은 무인화, 비대면, 자동화와 관련해 노브랜드 버거가 지향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성을 담은 공간으로 고객들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선보인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셰프부터 바리스타까지... 배달전용 매장도 등장

변화는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학자 마틴 포드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가 소비자의 패턴을 바꿈으로써 `자동화`라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며 "사람들은 직원이 적고 로봇 기계가 많은 장소에 가는 것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미래를 점쳤다.
 
업계는 대응에 나선 상태다. CJ푸드빌은 일찍이 지난해 12월 빕스 등촌점에 요리하는 로봇 'LG 클로이 셰프봇'을 선보였다. CJ푸드빌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LG클로이 서브봇을 선보였고, 이후 2월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시범 도입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실내 지능형 자율주행 기능으로, 최적의 동선을 파악해 고객에게 음식을 배달하기도 한다.

이외 카페 브랜드 '달콤'은 카페 '비트'를 운영 중이다.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어준다. 달콤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이 접목된 로봇카페 비트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bsk 매장/bbq 제공

미래형 매장은 향후 경영 전략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앤토니 마티네즈 맥도날드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6월 ‘베스트 버거로의 초대: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의 메시지’를 통해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배달, 미래형 매장(Experience of the Future·EOTF), 디지털에 집중해 사업 전략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달, 포장 특화매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BBQ는 배달, 포장 특화매장 BSK를 선보인 이후 론칭 이후 약 2개월 만에 100건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BSK는 비비큐 스마트키친(BBQ Smart Kitchen)의 약자로, 지난 6월 22일 첫선을 보였다. 이 매장은 8평에서 12평 정도의 소규모 매장으로 내점 고객 없이 배달과 포장만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매장 운영 및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BBQ는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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