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 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담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 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담서비스가 보다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고객상담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은행과 보험사들은 AI의 성능 개선과 기능 다양화 등을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AI챗봇 상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22일 교보생명은 AI 전문기업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카카오 AI 챗봇 ‘러버스 2.0’을 개발,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교보 2020’의 일환으로, AI 기술을 한발 앞서 보험업무에 적용하고 언택트고객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고객상담 챗봇을 구축한 것은 교보생명이 처음이다. 앞서 교보생명은 AI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교보생명은 ‘러버스 2.0’을 통해 기존 퇴직연금, 대출 분야에 적용되던 챗봇 상담을 모든 고객을 위한 보험 업무 전체로 확대했다. 보험료 납입, 보험금 신청, 자동이체 계좌 변경, 계약사항 조회 등 다양한 보험 업무 문의에 대한 안내는 물론, 보험료납입면제, 보험금청구권과 같은 보험용어 설명 기능도 추가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우수한 AI 머신러닝 기술과 최적 자연어처리 모델을 적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약 1000가지 질의응답 표본과 6만4000여 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카카오톡 채팅을 통한 대화형 소통으로 정확도 높은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챗봇 상담을 하다 콜센터로 연결하면 상담 내용이 그대로 전달돼 빠르고 정확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카카오톡 사용자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교보생명보험’을 검색하면 쉽게 챗봇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교보생명은 올해 말까지 보험료, 대출가능금액 등 간편 조회는 물론, 대출신청, 계좌변경 등 사무처리까지 가능하도록 챗봇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점진적인 업무 확대를 통해 콜센터 상담 업무의 상당 부분을 챗봇으로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dvanced AI 엔진을 활용한 카카오 AI 챗봇을 통해 고객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채널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고객 상담업무를 자동화해 편의성과 활용성을 제고하고 한차원 높은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이미 다양한 AI챗봇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대화형 인공지능 금융서비스 하이뱅킹의 상담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하나원큐’ 앱에 최적화된 AI챗봇 서비스 '하이(HAI)'를 출시했다.

하이(HAI)는 지난 3월부터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의 협업을 통해 자체 개발한 자연어처리AI기술이 적용됐으며, 은행업무 관련 상담 지식을 확대해 챗봇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등 챗봇의 상담기능이 강화됐다. 또한 금융 관련 답변 뿐만 아니라 손님과의 일상 대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도록 챗봇 대화 수준이 한층 더 진화됐다. 특히 새로운 ‘하나원큐’ 앱에서 손님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챗봇에 문의할 수 있도록 화면에 배치해 손님의 사용성과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염정호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장은 "최근 손님의 언택트 금융서비스 니즈를 반영해 AI챗봇을 통해 24시간 언제라도 금융업무를 처리하고, 비대면 환경에서도 손님이 직원과 대화하듯 편리하게 이용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향후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하나금융그룹 각 관계사의 금융업무 문의를 함께 응대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미 2019년 3월 아시안뱅커가 선정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네이버 클로바 ‘음성인식’, AI스타트업 스캐터랩 일상대화 ‘핑퐁’ 등 다양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보유한 전문업체와 제휴하여 손님에게 보다 편리하고 친근한 AI챗봇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5월 음성봇을 활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상담을 지원하는 ‘AI(인공지능) 상담서비스’를 도입했다. ‘AI 상담서비스’는 고객 전화 문의를 AI 음성봇 ‘쏠리’가 응대해 대기시간 없이 필요한 내용을 바로 안내하고, 더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해 고객이 직원 상담을 원할 경우 최적의 상담 직원에게 바로 연결해 용건을 다시 말하지 않아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완성형 상담서비스’다.

기존에는 상담사와 연결되기까지 평균 2~3분 가량의 ARS 음성 안내를 들어야 했으나 ‘AI 쏠리’ 도입으로 약 40초만에 전문 상담사와 연결이 가능하며 거래내역 팩스 신청, 자동이체 등 간단한 업무는 모바일 뱅킹 등으로 고객이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알림톡을 보내준다.

신한은행은 KSQI(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 우수 콜센터 17년 연속 선정, KS-CQI(콜센터 품질지수) 5년 연속 1위 등이 입증하는 고품질 상담 노하우를 AI 음성봇에 이식했다. 또한 은행권 최초로 도입해 운영 중인 ‘녹취 분석 시스템’ 및 챗봇 상담을 통해 확보한 대량의 데이터와 네이버 클로바의 AI 기술을 통해 ‘AI 상담서비스’를 완성시켰다. 네이버 클로바는 국내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연어 처리 엔진의 정확도 또한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

신한은행은 고객상담센터의 일부 회선에 ‘AI 상담서비스’를 시범 도입해 경과를 모니터링하고 점차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고객상담센터도 ‘AI 컨택센터’로 진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AI 컨택센터’는 언택트 시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며 인공지능, IoT,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이 결합된 상담센터의 완결판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작년 금융권 최초로 AI기반 투자자문사인 ‘신한AI’를 출범했으며 최근 AI 투자자문 플랫폼을 고도화하기 위해 캐나다기업과 공동 연구개발에 착수하는 등 관련 분야 사업 추진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AI 컨택센터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일상 속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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