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1라운드에서 뽑은 고려대 박건우.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잠재력이 확실한 투타 ‘아기 호랑이’들을 품었다. KIA 타이거즈가 ‘투수왕국’ 유지와 타선 세대교체 청사진을 그린다.

KIA는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2차 10라운드까지 총 10명을 지명했다. 투수 4명, 포수 2명, 내야수 3명, 외야수 1명을 뽑았다. 대졸 2명, 고졸 8명 선발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을 수집하는 것과 함께 팀의 미래를 대비하는 작업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다. 투수는 하드웨어가 좋고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 타자는 거포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는 선수들을 주로 선발했다. 1년간 전국을 누비며 지명 후보에 올려놓은 선수들을 대체로 원하던 순번에 지명하며 만족스러운 성과를 올렸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는 내리 투수 3명을 선택했다. 1라운드에선 고려대 오른손 투수 박건우(22)를 지명했다. KIA는 2013시즌 신인드래프트서 단국대 손동욱(은퇴)을 지명한 이후 8년 만에 1라운드에서 대졸 투수를 뽑았다. 

레전드 박노준(58) 안양대 총장의 친조카로 알려진 박건우는 193cm, 96kg의 다부진 신체 조건을 지닌 우완 정통파 투수다. 부드러운 투구 폼에 최고 시속 148km의 속구를 던지고, 위력적인 커브를 구사한다. 경기 운영능력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3학년이던 지난해 14경기(52.2이닝) 1승 2패 12사사구 64탈삼진 평균자책점 1.87를 기록했다. 조계현(56) KIA 단장은 “고졸, 대졸 차별 없이 기량을 보고 판단한다. 박건우는 대학리그를 뛰면서 ‘준 성인야구’를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신체조건과 투구밸런스가 좋고 성실한 선수여서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2라운드에서 뽑은 장민기(19ㆍ마산용마고)는 시속 140km 중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유망주다. 김진욱(강릉고), 김기중(이상 18ㆍ유신고)과 함께 이번 드래프트에서 고교 왼손 투수 톱3로 평가받았다. 앞서 KIA가 1차 지명한 이의리(18ㆍ광주일고)도 시속 145㎞ 이상 빠른 공을 던져 ‘포스트 양현종’으로 꼽히는 기대주다. 

3라운드서 지명한 이승재(20ㆍ영동대) 역시 최고 시속 151km의 묵직한 직구를 던지는 오른손 투수다. 직구는 물론 빠른 슬라이더를 앞세워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다. 한때 서울권 1차 지명 후보로 거론 될 정도로 대학 무대에서 큰 주목을 받은 투수였다.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KIA 불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투수와 반대로 야수는 현재보단 미래 가치를 보고 선발했다. KIA에는 현재 이범호(39)의 은퇴 이후 베테랑 최형우(37), 나지완(35) 외에 이렇다 할 거포가 없다. 마운드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 잡은 반면 타선은 세대교체가 더디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팀 내 상대적으로 부족한 거포 자원을 수집하며 세대교체 가속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4라운드에서 지명한 포수 권혁경(18ㆍ신일고)은 우투우타로 188cm, 100kg의 탁월한 신체 조건과 월등한 파워가 장점이다. 올해 타율 0.350 4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고교 포수 중 방망이 실력이 가장 뛰어나다. 5라운더 이영재(18ㆍ유신고)는 투수 출신의 외야수로 어깨가 좋은 중장거리형 타자다.  6라운드서 선택한 김원경(19ㆍ비봉고)은 타격 센스와 파워가 모두 뛰어나 거포 내야수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우타거포형 내야수 이준범(18ㆍ광주동성고)은 1루수 자원으로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명했으며, 전국대회 우승 포수인 김선우(19ㆍ강릉고)는 파워를 갖춘 거포형의 타자다. 조 단장은 “팀의 취약 포지션과 전체적인 구성을 생각해서 지명했다. 팀에 거포가 부족한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이 주축 선수로 성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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