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1023억 연구개발 투자…국내 제약사 중 특허등재 최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사장).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사장)가 ‘신약개발’에 대한 남다른 노력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권세창 대표는 경영관리를 맡고 있는 우종수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대표이사체제를 이뤄 신약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10일 열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우 대표와 함께 한미약품 공동대표에 올랐다.

권 대표는 1963년 6월20일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에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해 생물공학팀 과장으로 일하다 한미약품 연구소로 직장을 옮겼다. 한미약품 연구소 부소장과 소장, 한미약품 부사장을 거쳐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의 후임으로 한미약품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신약 플랫폼 기술 개발 등 성공 주역

두 공동대표는 故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이 부회장과 함께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수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임 회장은 줄곧 "신약 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고 말해왔을 정도로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임 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권 대표 역시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가 남달랐다. 권 대표는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을 이끈 핵심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개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권 대표는 바이오신약팀장으로 있던 지난 2004년부터 30여 명의 전담 연구원을 이끌며 랩스커버리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국 개발에 성공했다.

랩스커버리는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된 기존 바이오물질에 ‘랩스 캐리어(Laps Carrier)’라는 재조합된 단백질을 붙여 바이오 의약품의 수명과 약효를 늘려주는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총 7조원대의 기술수출을 했는데 랩스커버리 기반으로 개발한 신약이 5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 8월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랩스GLP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HM12525A·듀얼 아고니스트)’의 개발 및 제조, 상업화 권리를 글로벌 초대형 제약사인 미국 MSD에 이전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로 권 대표가 개발한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계약금 1000만 달러(약 119억원)와 단계별 기술료 등을 포함하면 최대 8억7000만 달러(약 1조391억원)를 받게 된다.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올해도 연이은 신약 개발 ‘자신감’

한미약품은 올해도 연이어 신약개발 관련 소식을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에 대한 글로벌 임상 2상(임상명 ZENITH20) 코호트2 연구 결과가 온라인으로 진행된 ‘유럽종양학회 2020(Virtual ESMO)’을 통해 지난 19일 발표됐다.

코호트는 신약 후보물질만을 두고 이뤄지는 연구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유효성을 비교할 대상이 없는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사용되는 연구 방식이기도 하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개발해 지난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EGFR/HER2 엑손20(Exon20) 변이 폐암 및 유방암 등을 치료하는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또 한미약품의 경구용(먹는 약) 유방암 치료제 ‘오락솔’도 시판 허가를 위해 FDA 허가 심사에 착수했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아테넥스는 지난달 1일(미국 현지시각) “FDA가 오락솔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시판허가신청(NDA)에 대한 검토를 수락하면서 오락솔을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FDA는 심각한 질환의 치료나 진단, 예방 측면에서 효과 및 안전성의 유의미한 개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을 대상으로 ‘우선심사(Priority Review)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통상 10개월이 소요되는 일반 심사와는 달리 신약 승인 여부를 6개월 내에 결정하는 제도다.

FDA는 PDUFA(전문의약품 허가 신청자 비용부담법)에 따라 내년 2월 28일까지 오락솔의 시판허가 검토를 완료할 계획이다.

 

R&D 및 특허로 퀀텀점프 노려

한미약품의 순조로운 신약개발은 아낌없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 102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19.2%로 제약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지난 2017년 18.6%(1706억원), 2018년 19%(1928억원), 2019년 18.8%(2097억원)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R&D 투자 금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또 한미약품은 이 같은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특허를 등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특허청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특허건수 1위를 기록, 총 73건이 등재됐다. 국내제약사의 전체 특허등재 건수는 695건이다.

권 대표가 한미약품에서 관리하고 출원한 특허만 10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허 수 확보와 신약 개발에서 파생된 다양한 제품군의 개발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권 대표가 우 대표와 함께 각각 전문성을 살려 한미약품을 이끌어 온 결과, 지난해 실적(연결기준)은 매출 1조1136억원, 영업이익 1039억원, 당기순이익 639억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매출액이 1조3175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지만 양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6년 매출액 8827억으로 잠시 부진했다.

하지만 양 대표의 공동재임기간인 2017년은 매출액 9166억, 2018년 매출액 1조160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 해까지 큰 매출향상을 보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흔들림 없이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지속해 제약강국으로 도약하자는 것이 한미의 오랜 비전이자 철학"이라며 올해도 신약개발 등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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