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문가 "전세 수요 급등하면서 작년 보다 공급 부족"
중개업소 창문에 붙은 매매 전세 가격 안내문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새 임대차법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전세 거래가 10만456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늘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집계자료상으로는 적어도 급격한 전세 실종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 공식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은 올해는 전세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자료를 반면 작년 이맘 때에는 공급이 많았다는 자료를 내놨다. 그렇다면 작년에는 전세 거래가 더 적었는데 왜 전세 수급이 안정이라는 통계가 나왔을까.

23일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계약 확정일자 기준 집계자료를 보면 8월 전·월세 거래량은 전국 17만5355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7월(18만3266건)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4.3% 줄었지만, 지난해 8월(15만9099건)에 비해서는 10.2% 늘었다.

8월 전·월세 거래 중 전세 거래는 10만4564건으로 전월 대비 7.0% 줄었지만, 작년 8월과 비교하면 10.3% 늘었다. 수도권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전세 거래 증가량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지난달 수도권 전·월세 거래량은 7만3211건으로 작년에 비해 12.6%가 늘었다. 서울 역시 마찬가지다. 8월 서울 전세거래는 3만2834건을 기록해 작년 동월 보다 10.8%가 증가했다. 국토부 집계 자료상에는 전세 실종이나 월세로의 전환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정부 공식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의 자료에선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109.2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7.5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 5~6월 이후 해당 수치가 연속 상승 중이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이 넘을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국토부가 비교 기준점으로 삼았던 지난해 8월에는 전세수급지수가 수도권은 90.1, 서울은 90.6으로 전세 매물 공급이 수요보다 더 많았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올해 8월에는 전세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가 넘게 늘었지만, 공급은 왜 부족할까. 서울 인구에도 큰 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올해 8월 기준 서울 인구수는 970만8247명이며, 작년에는 972만9000명이었다. 오히려 작년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가 더 많았다.

업계에서는 매매 수요가 임대차 수요로 돌아서면서 거래량 증가에도 수급불균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제한과 더불어 보유세 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으로 인해 집 사기가 어려워지자 전세 수요가 급등했다는 얘기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금은 매수도 매도도 없으니 임대차 시장으로 몰려서 매수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된 상황”이라며 “그래서 전세 거래량이 전월 8월 대비 증가했더라도 수급에는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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