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빅데이터 통한 디지털 헬스케어 주목
KB손해보험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가 기대를 받고 있다./픽사베이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K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 빅데이터 관련 부수업무 자격을 획득한 가운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의 교두보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사업은 초저금리 장기화와 높은 손해율 등으로 침체기에 빠진 업계를 구제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7월 공개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설문조사'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기회요인'으로 응답자의 25%가 헬스케어 등 신사업 진출 가능성 확대를 선택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8일 '언택트 시대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언택트 전환은 새로운 기술과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보험산업과 빅테크 기업의 공생은 필연적이다"고 말했다.

같은날 KB손해보험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데이터셋 판매' 부수업무 자격을 획득했다. 생명보험 업계의 경우 삼성생명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데이터셋 판매' 부수업무 자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해보험 업계에선 현재까지 KB손해보험이 유일하다.

KB손해보험이 획득한 부수업무 자격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개정안)' 중 지난 2월4일 신설된 '부수업무(제11조의2)'에 근거한 것이다. 이 조항은 ▲신용정보사 ▲본인신용정보관리사 ▲채권추심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은  영업에 대해 부수적인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부수업무 허가를 받은 회사는 ▲가명정보나 익명처리한 정보 이용 및 제공 업무 ▲개인신용정보, 그 밖의 정보를 기초로 하는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업무 ▲기업 및 법인에 관한 신용정보, 그 밖의 정보를 기초로 하는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업무 등을 할 수 있다.

즉 금융사가 보유한 고객의 신용정보와 외부데이터를 가명정보·익명정보·개인신용정보 등 비식별정보 형태로 결합 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업권별 상권분석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의 자문 서비스와 관련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명정보란 추가정보의 사용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조치한 정보를, 익명정보란 더 이상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조치한 정보를, 개인신용정보란 금융거래 등 상거래에 있어서 거래상대방에 대한 식별·신용도·신용거래능력 등의 판단을 위해 필요한 개인정보를 말한다. 이런 내용이 포함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함께 지난달 5일 시행됐다.

K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 빅데이터 관련 부수업무 자격을 획득했다./KB손해보험 제공

KB손해보험은 이번 부수업무 자격 획득으로 데이터전문기관과 협력해 융·복합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보 주체 편익을 제고하고 관련 분야 활성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전문기관은 데이터 결합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곳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7일 신용정보원과 금융보안원을 지정했다.

KB손해보험은 금융소비자의 건강정보를 기반으로 종합 건강관리 '헬스케어' 사업과 금융소비자의 흩어진 금융거래 정보 등을 일괄 수집해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소비자 데이터를 통한 KB손해보험의 헬스케어 사업은 코로나19 등 예측이 불가능한 감염병 사례를 대응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보험법학회는 지난 2월말 발간한 논문 '개정 데이터 3법과 보험업의 과제'에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약자가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기 위해선 개인의료 데이터 수집, 분석, 활용 등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논문에 따르면 인구구조의 고령화 가속, 저출산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형태로 급속히 전개되고 있어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른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와 서비스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저자는 "개인의료정보의 주체가 자신의 건강정보를 통제하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활용 가능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인의료정보는 가장 민감한 정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보호와 활용에 관한 법령을 통해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앞으로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으로 금융과 건강이 융합된 서비스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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