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디그롬이 2018년부터 3년 연속 사이영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 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불운의 아이콘' 제이콥 디그롬(32)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3연패를 이룰 수 있을까. 
 
디그롬은 22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 시티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4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 타선의 침묵 끝에 팀이 1-2로 지며 시즌 2패째(2승)를 떠안았다. 올 시즌 유독 승수를 쌓지 못하며 불운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1실점 이하 6경기에서 2승, 2실점 이하 9경기에서 4승 밖에 거두지 못할 만큼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24일 현재 메츠는 메이저리그 전체 팀 타율 1위(0.272), OPS(출루율+장타율) 3위(0.806)로 막강 화력을 뽐내고 있지만 유독 디그롬만 나서면 침묵한다. 미스테리한 불운이다. 
 
그럼에도 디그롬은 올 시즌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며 사이영상 3년 연속 수상을 노리고 있다. 그는 2018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기록도 훌륭하다. 11경기에 나서 6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은 2.14를 마크했다. 탈삼진은 94개로 리그 1위다. 여기에 이닝당 안타 및 볼넷 허용률을 나타내는 WHIP는 0.92에 불과하다.
 
변수는 있다. 디그롬은 1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등판했지만 부상으로 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평균자책점은 1.67에서 2.09로 높아졌다. 결국 평귝자책점 리그 1위 타이틀도 빼앗겼다. 22일 탬파베이와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무려 112개의 공을 뿌리며 건재를 뽐냈으나 부상 여파는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다. 
 
디그롬의 사이영상 3연패 도전을 가로막을 경쟁자의 면면은 화려하다. 먼저 평균자책점 1.17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코빈 반스와 신시내티 레즈 트레버 바우어(평균자책점 1.73),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맥스 프리드(평균자책점 1.96)가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디그롬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에서는 시카고 컵스의 다르빗슈 유, 콜로라도 로키스의 안토니오 센자텔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잭 휠러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르빗슈 유가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디그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시아 선수 최초 사이영상 도전을 가로막을 거대한 산이다. 지난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에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29경기 182.2이닝을 던지며 14승 5패 163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32경기(204이닝)에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 255탈삼진을 기록한 디그롬에 밀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디그롬은 올해에도 아시아 선수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다르빗슈는 디그롬의 강력한 경쟁자다. 올 시즌 11경기에 나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하고 있다. 69이닝을 던져 88탈삼진을 마크 중이다. 다승 내셔널리그 1위,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이며 탈삼진은 내셔널리그 4위다. 
 
디그롬과 다르빗슈는 시즌 마지막 등판을 앞두고 있다. 남은 1경기 성적에 따라 디그롬이 2년 연속으로 아시아 최초 사이영상을 막아내고 3연패 대업을 이룰지 아니면 다르빗슈가 새로운 역사를 쓸지 결정된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비버가 우세하다. MLB닷컴이 18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비버가 38표를 싹쓸이하며 만장일치 1위로 뽑혔다. 비버는 24일 현재 12경기에 등판해 8승 1패 평균자책점 1.63를 기록 중이다. 탈삼진은 무려 122개를 솎아 냈으며 WHIP는 0.87이다. 류현진은 득표에는 성공했지만 1~5위 순위 안에는 들지 못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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