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정체불명의 ‘병맛’ 블랙코미디
[이런씨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정체불명의 ‘병맛’ 블랙코미디
  • 양지원 기자
  • 승인 2020.09.23 17:23
  • 수정 2020-09-23 17:23
  • 댓글 0

[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장르를 특정할 수 없는 영화다. 좀비와 다른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죽지않는 캐릭터를 앞세운 이 작품은 블랙코미디부터 액션, SF, 스릴러를 아우른다.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에서 독특한 장르를 선보인 신정원 감독의 신작이다. 기존의 영화들이 그랬듯이 이번 작품 역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B급 감성으로 버무려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김성오)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속 소희(이정현)는 하루 21시간 동안 쉬지 않고 활동하는 남편 만길(김성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바람을 피우는 상대 역시 한 두 명이 아니다. 만길의 왕성하다 못해 기이한 행동은 계속 이어진다. 주유소에 있는 기름을 입에 넣고 들이키는 모습을 본 소희는 그제야 만길이 지구를 차지하러 온 외계인 언브레이커블임을 알게 된다.

소희는 닥터 장(양동근)과 절친 세라(서영희)와 함께 만길을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집에 갑자기 쳐들어온 양선(이미도) 때문에 발각될 위기에 처한다. 우여곡절 끝에 힘을 합친 소희, 세라, 양선의 목표는 오직 하나 만길을 제거하는 것이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신정원 감독 특유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기발하다 못해 황당무계하게 느껴지는 설정과 전개가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좀비물과 다른 언브레이커블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좀비가 죽은 인간이라면 언브레이커블은 죽지 않는 인간이며, 좀비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경우라면 언브레이커블은 자체 생성되거나 DNA가 변형된 변종 생명체다.

복합 장르적인 영화다보니 보는 재미는 있다. 코미디, SF, 액션, 스릴러가 한 데 어우러졌는데 묘하게도 조합이 나쁘지 않다.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롭다. 서로 죽이는 대결은 등골 서늘한 기괴함을 연출하기도 하고 극의 말미 정부 요원과 만길의 대결은 액션영화만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자아낸다.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리뷰.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리뷰.

대놓고 B급 감성을 지향한 영화다보니 기괴하고 독특한 장면들도 큰 거부감은 없다. 여기에 신정원 감독 특유의 엉뚱한 코미디 대사가 더해져 독보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

캐릭터들의 조합이 좋다. 신정원 감독은 젠더 이슈를 반영해 여고 동창생들의 캐릭터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정현, 서영희, 이미도의 어색하지 않은 호흡이 극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오랜만에 코믹 영화로 돌아온 양동근은 적재적소에 나타나 웃음을 자아낸다. 또 다시 악역을 연기한 김성오는 카리스마와 코미디를 오가는 연기를 펼친다.

다만 영화 고유의 색채가 너무 짙다보니 관객의 취향에 따라 영화는 극과 극의 평가를 엇을 것으로 보인다. 맥락 없는 전개와 단조롭고 엉성한 스토리의 결말이 맥이 풀리기도 한다. 대중적이지 않은 개그 코드 역시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다. 러닝타임 110분. 15세 관람가. 9월 29일 개봉.

사진=TCO(주)더콘텐츠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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