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값 고공행진에 투자자 몰려...ESG 렌즈 통해 판단

 

올해 가격 급등한 금 사진=연합뉴스 제공

친환경과 거리가 먼 광산업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산업 특성상 환경훼손이 불가피한 광산업이 ESG 투자의 기피대상이었으나, 최근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평소 금 투자에 회의적인 워렌 버핏회장이 올해 세계 2위 금 채굴기업인 바릭 골드 금광회사 주식에 5억6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금값 급등이 투자배경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금 공급망 봉쇄가 미친 영향이 크다. 올들어 약 30%가 상승한 금값 랠리는 실질금리 하락이 주원인이다. 

데이터 분석회사인 글로벌 데이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광산 폐쇄로, 올해 금 생산량이 전년보다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난타 패드마나반 인도보석위원장이 ”세계 2위 금 소비시장인 인도에서 올해 밀수에 의한 금 공급이 지난해와 비교해 20% 수준인 25톤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가격급등으로 실물 금속 및 관련 ETF에 많은 투자가 몰렸지만, 광산업 주식 투자는 리스크가 커 전문 펀드의 영역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채굴회사 주가의 저평가는 투자자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금값 상승에 따라 기업들이 새로운 채굴 프로젝트를 추진, 투자자금도 늘고 있다.

 

광산업, 환경·사회·관리문제에 심각한 노출

광산업은 산업 특성상 자연적으로 환경을 손상시킨다. 아마존의 기아나 쉴드 지역이 금 광산으로 개발되다가 방치돼 불모지로 변했다. 지난 7월 국제 환경연구·공중보건 저널에 따르면, 브라질 금 광산 하류에서 발견된 어류의 수은 함유량이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안전 한도보다 약 4배 높았다. 금 채굴에 사용되는 수은의 영향이다. 

채굴기업은 환경 친화적이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채굴 방식은 비용이 비싸 기피한다. 높은 금값은 기업의 불법 채굴 및 불법활동을 증가시킬 위험이 크다. 또 기업은 노동 착취, 열악한 근로 여건 등으로 지역 사회와 갈등을 일으키며. 지배구조상의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다.

또 ESG 투자자가 금이 ‘녹색’금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했다. 금은 주로 보석으로 사용되며 재생에너지로 대표되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망간·코발트·니켈 등과 달리, 녹색 경제발전에 유용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금 채굴 기업은 직원을 고용하고 지역사회를 지원, 투자자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그러나 환경·사회·관리문제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금 채굴기업에 투자한 워렌버핏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광산업, ESG 지배구조가 우선순위

글로벌 투자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를 투자의 판단 기준으로 삼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남동부 철광석 댐 붕괴로 인한 대재난과 올해 호주 광산기업인 리오틴토의 원주민 유적지 파괴와 같은 사건이 광산업의 ESG 리스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리오틴토의 사례는 이사회의 ESG 리스크 관리 실패를 명백히 보여준다. 4만6000년된 문화유산 파괴에 따른 지역사회의 분노에 대한 회사측의 초기 대응은, 신중한 사과와 임원 단기보너스의 삭감조치였다. 결국 단기적 대응은 실패하고 글로벌 투자자의 압박으로 이사회는 CEO 및 2명의 임원을 해고했다.

유럽의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관투자자가 ‘녹색’금속에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 투자자는 광산의 탄소 집약도(소비한 에너지에서 발생한 탄소 양을 에너지 양으로 나눈 값)와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기업의 작업을 중시한다. 애플 및 테슬라는 금속 공급업체가 가능한 한 ESG를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대 금 채굴업체인 애그니코 이글 숀 보이드 CEO는 “최근 투자자는 ESG 렌즈를 통해 채굴 회사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들은 리스크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ESG가 리스크 평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광산업에서 ESG 리스크 고려사항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ESG 담당이사의 유무 등 지배구조다. 지질학자, 광산업 전문가 및 남성으로만 구성된 이사회는 사회적 책임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이사회내 지속가능성 마인드를 구비한 강력한 ESG 위원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광산업의 경우 환경, 사회보다 지배구조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며 "ESG 중심의 지배구조야 말로 지속 가능한 환경·사회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필수기반"이라고 주장했다.

박광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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