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상반기 구긴 자존심…하반기 회복 잰걸음
대웅제약, 상반기 구긴 자존심…하반기 회복 잰걸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9.24 16:19
  • 수정 2020-09-24 16:21
  • 댓글 0

보톡스 소송 비용, 7월 이후 감소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상반기 자존심을 구긴 대웅제약이 하반기 들어 순항하는 모양새다. 패소 우려가 제기됐던 메디톡스와의 보툴리눔 원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열렸고, 판권 회수 위기에 몰렸던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는 장기 재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대웅제약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6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117.5%) 증가한 수치다. 또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7%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올 상반기 35억원, 2분기 4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대웅제약의 하반기 영업이익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는 까닭은 메디톡스와 분쟁 중인 '보툴리눔 원료' 소송 관련 비용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재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분기 98억원에 육박하던 소송 비용이 7월 예비 판결 이후 3분기 40억원, 4분기 2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대웅제약 제공

'미국 수출 금지' 나보타, 새 국면 맞나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2015년부터 5년 넘게 보툴리늄 원료를 두고 법적 분쟁 중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늄 균주와 제조 공정을 훔쳐갔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웅제약은 보툴리늄 균주를 국내 토양에서 발견했고 제조 과정 역시 특허를 받았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는 결론과 함께 이 회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현지 제품명 주보)'를 10년간 수입 정지하라는 예비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웅제약의 나보타 미국 수출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회사는 지난달 7일 ITC 예비판결에 대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행정판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쇼(David P. Shaw) 판사는 2016년 1월부터 균주 분쟁 제소(지난해 2월) 전까지인 3년여간 9개 사건 중 8건에 대해 재검토를 결정했고, 이 가운데 3건은 전체 또는 부분 파기환송했다. 예비판결이 곧 최종결정이라는 '절대 명제'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종결정이 나오더라도 끝은 아니다. 당사자들은 ITC의 감독기관인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14일 안에 위원회에 재심도 신청할 수 있다.

'나보타'의 성장 가능성도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나보타가 올 3분기 1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2% 증가한 수치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수출은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경쟁 품목인 '메디톡신'의 판매 금지로 국내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11월 ITC 최종 판결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소송 진행이 이뤄질 수 있다"며 "소송 비용의 증가 발생에 따른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개발한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 /LG화학 제공
LG화학이 개발한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 /LG화학 제공

'판권 회수 위기' 제미글로·제미메트, 장기 재계약 성공

아울러 대웅제약은 LG화학과 당뇨병 치료 신약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그립틴)'와 복합제 '제미메트(제미글립틴+메트포르민)'에 대한 공동 프로모션을 오는 2030년까지 지속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LG화학은 최근 대웅제약 측에 '제미글로'와 '제미메트'의 공동판매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당초 양사가 합의한 '최소 매출'과 제미글로에 사용키로 한 '최소 판매관리비' 등을 대웅제약이 2년 연속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옛 LG생명과학)가 지난 2012년 개발한 국산 19호 신약이다. 이 품목의 주성분인 제미그립틴을 다른 성분과 복합한 '제미메트'는 2016년 출시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6년부터 '제미글로'와 '제미메트' 등을 도입해 판매했다. 이후 제미글로는 매년 성장했고, 지난해 국내 신약 중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3분기나 하반기 실적 전망은 아직 9월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ITC 소송 비용에 대해 "사건이 아직 진행되고 있다"며 "로펌과의 계약 관계도 지속되고 있어 소송 비용이 눈에 띄게 줄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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