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가수 장재인이 과거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이런 장재인의 용기 있는 고백에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지는가 하면 자퇴 후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연락이 닿았다는 반가운 소식이 이어졌다.

■ 용기 있는 고백

장재인은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과거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혔다. 장재인은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 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고 당시에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를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행히 장재인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행복을 찾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장재인은 "어릴 적,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다"며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나를 붙잡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재인은 또 한 번 글을 올리며 자신이 피해를 당한 지 1년이 지나고 나서야 가해자가 잡혔고 이로 인해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나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또래의 남자분이었다.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며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졌다.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다만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 네티즌 응원 물결

이 같은 장재인의 고백에 이후 네티즌들의 위로와 격려가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괜찮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 "음악으로 선한 영향력 전해줘서 감사하다" "재인씨는 참 멋진 사람이고 멋진 음악인이다" "이런 이야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용기 있는 고백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장재인은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재인은 "한순간도 주변에 솔직할 수 없었기에 그게 참, 뿌리 없이 둥둥 떠 있는 그런 느낌을 줘서 참 아팠는데 이 이야길 꺼내 친구들과 남모르게 생겼던 벽이 허물어진 거 같아 평생 감히 기대치도 않던 뿌리가 생긴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고백 후 여고시절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자퇴하고 제일 보고 싶은 게 여고 친구들이었는데 그 일 생기고 폰도 없애고 차마 연락도 한 번 못 했었다"며 "내가 많이 사랑하고 연락 줘서 고맙다. 십여 년간 제일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너였다"고 심경을 밝혔다.

결국 장재인의 고백은 대중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갔다. 가수 윤종신, 백아연, 작사가 김이나 등 동료 아티스트들도 장재인의 SNS에 하트로 마음을 표했고 온라인에서는 본인의 사연을 털어놓는 글이 이어졌다. 피해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한다는 용기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로 인한 관심은 새 앨범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장재인은 고백한 내용을 토대로 한 신곡을 준비 중이다. 녹음은 22일 마무리됐고 23일 믹싱 등 앨범 막바지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잘하는 게 이야기뿐이라 조금씩 앨범과 함께 이 이야기보따리들을 풀어보려고 한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아픔과 불안은 생각보다 많이 닮은 것 같다"며 "생각보다 많은 성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내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위로를 전했다.

더불어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나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맘에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용기 있는 고백으로 대중들의 위로를 받은 장재인이 어떤 음악으로 돌아올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OSEN, 장재인 인스타그램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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