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2조 제약·바이오 공룡 탄생
셀트리온 본사.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 계획이 발표됐다. 이는 그간 재계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꾸준히 지적받았던 '일감 몰아주기' 의혹,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익편취' 논란 등을 털어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셀트리온그룹은 3사 합병을 위해 25일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38.03%)을 현물출자해 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했다.

그룹은 적격합병 요건이 갖춰지면 즉시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추진한다. 또 3사 합병 관련 작업은 이사회 및 주주총회 등 절차에 맞게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 말까지 지주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3사 합병 왜? 

셀트리온그룹이 지주 체제 전환을 선언한 까닭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서 회장 사익편취'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서 셀트리온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41.4%에 달했다. 이는 59개 조사대상 중 가장 높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회사와 20% 이상인 비상장회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가 넘으면 적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상반기 내부거래 비중은 89.3%로 집계됐다. 매출 8016억원 중 7162억원은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발생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은 셀트리온헬스케어(7007억원)로부터 나왔다.

또한 셀트리온의 지난 3년간 매출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0.7%에 달했다. 2017년 87%, 2018년 78.6%, 지난해 76.4%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까닭은 자사 바이오시밀러 유통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 회장이 셀트리온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셀트리온홀딩스(서 회장 지분율 95.51%)를 통해 셀트리온 지분 20.01%를 보유,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주당 1000원을 배당했고, 서 회장 개인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257억원 현금을 받았다. '일감 몰아주기' 및 '사익편취'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 회장 역시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1월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주주들에게 의견을 물어 이들이 원한다면 내년에 상장회사인 3사의 지분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연합뉴스

합병 절차, 주총서 결정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지주 체제 전환을 통해 경영 투명성 제고와 사업 효율화를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3사 합병 시 단일 회사에서 개발과 생산 및 유통, 판매까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빅파마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본력과 규모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한데, 3사가 합병할 경우 시가총액 기준 약 52조원 수준의 제약·바이오 공룡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는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346조원), 하이닉스(60조원)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여러 안들을 숙고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결과"라며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면서 사업 운영의 투명성이 제고되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 절차는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에 의한 주주들의 승인으로 이뤄지는 만큼, 각 회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상정할 것이다"며 "주총 결과에 따라 대상, 방법 및 일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생명공학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 증진과 환자의 의료 복지 확대를 이끈다'는 기업의 사명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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