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정대.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끝내주는 마법사’ 배정대(25ㆍKT 위즈)가 또 끝내줬다.

KT는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5-4로 역전승했다.
전날 1-3 패배로 LG에 공동 3위를 허락했던 KT(66승1무50패)는 하루 만에 단독 3위로 복귀했다. 반면 LG는 또다시 뒷문이 무너지며 승리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KT는 9회초까지 3-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9회말 LG는 경기를 끝내기 위해 마무리 고우석(22)을 올렸다. 선두타자 유한준(39)이 출루하며 KT의 역전드라마가 시작됐다. 유한준의 땅볼을 처리하려던 2루수 정주현(30)이 악송구를 범했다. 공이 1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덕에 무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송민섭(29)의 희생번트에 투수 고우석이 송구 실책을 범했다. 그사이 2루 주자 홍현빈(23)이 3루에서 홈까지 내달리며 4-4 동점을 만들었고, 송민섭은 2루까지 진루했다. 2루 주자 송민섭은 과감히 3루를 훔쳤고 심우준(25)의 볼넷으로 무사 1,3루 기회가 이어졌다. 후속타자 배정대는 고우석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외야로 타구를 날리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이강철(54) KT 감독은 “선수들의 승리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주 목표인 5할을 달성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정도면 ‘끝내기 전문’ 타자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배정대는 9월 들어 3차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 4일 SK 더블헤더 2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 지난 18일 두산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때린 바 있다. 한 선수가 한 달에 끝내기를 3번 기록한 건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진기록을 세운 배정대는 “내가 팀 승리를 책임졌다는 느낌이라 늘 기분이 좋다. 풀카운트에서 긴장되고 부담이 있었는데 해결할 수 있어 기쁘고, 빠른 공이 가장 좋은 선수라 속구를 기다렸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야구를 확정 지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배정대는 올 시즌 KT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116경기서 타율 0.300 13홈런 19도루 5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180(194타수 35안타)에 그쳤으나 올해 잠재력을 만개하며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그의 올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3.47로 멜 로하스 주니어(30)에 이어 팀 내 3위를 달린다. 올해 연봉이 4800만 원에 불과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대표주자로 불린다.

‘깜짝 스타’ 배정대의 활약 덕에 KT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그는 “가을야구 상상은 많이 했는데 조금씩 현실이 되는 것 같아서 긴장 많이 된다. 막상 경기하면 더 긴장될 것 같다.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경기라고 생각하고 조금 더 즐기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정대는 확신에 찬 말투로 “사실 제 생각에는 우리 팀이 가을야구에 갈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선두 NC 다이노스는 대전 원정에서 한화 이글스를 5-4로 제압했다. 대전 2연전을 싹쓸이한 NC는 8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NC 선발 이재학(30)은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애런 알테어(29)는 시즌 25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대구에선 SK 와이번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12-1로 완파했다.  SK는 장단 16안타를 터뜨리며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고종욱(31)과 김강민(38)은 나란히 대포를 터뜨렸다. 신인 류효승(24)은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키움 변상권. /OSEN

키움 히어로즈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7-3으로 이겼다. 2-2로 맞선 8회초 서건창(30)이 결승타를 때려냈다. 김하성(25)은 시즌 27호 홈런을 터뜨렸고, 육성선수 출신 변상권(23)은 프로 데뷔 후 첫 홈런을 기록했다.

광주에선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10회말 2사 만루에서 김태진(25)이 롯데 최준용(19)을 상대로 끝내기 중전 안타를 날려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KIA 선발 양현종(32)은 7.1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으나 ‘노디시전’에 그치며 ‘아홉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역대 5번째 7년 연속 10승과 통산 146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양현종의 마지막 승리는 지난 8월28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이다.

수원=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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