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담보’는 가족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묻는 영화다. 혈연관계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 ‘남’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린다. 전형적인 가족 영화지만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다.

‘담보’는 인정사정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하모니’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의 신작이다.

사채업자 두석은 겉으로는 거칠지만 속은 따뜻한 인물이다.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된다. 떼인 돈 대신 승이를 담보로 맡게 된 두석과 종배. 두석은 승이 엄마(김윤진)의 말을 믿고 큰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남성에게 승이를 보낸다. 큰아버지를 믿을 수 없는 두석은 승이에게 연락하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 승이는 값이 매겨진 채 엉뚱한 유흥업소에서 방치돼 있다. 두석은 승이를 다시 데려오고 예상치 못한 인연으로 얽히며 보살피게 된다.

영화 '담보' 리뷰.

사채빚 75만원을 받겠다고 승이를 담보로 데려온 두석. 비록 ‘막장’으로 시작한 인연이지만 출발은 중요하지 않다. 두석은 승이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참지 못한다. 자신이 ‘담보’라고 부를지언정 아이를 막 대하는 세상에는 분노가 치민다. 승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석은 깨닫는다. 승이는 ‘담보’가 아니라 ‘보물’이라는 것을.

‘담보’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아이가 악연으로 시작해 인연이 되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린다. 혈연 중심 사회에서 부모도, 친척도 아닌 낯선 이와 가족이 되고 관계가 변하는 모습을 따뜻하게 풀어낸다.

영화는 1993년을 주 무대로 활용한다. 그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소품들이 곳곳에 배어있다. 마치 두석, 종배, 승이의 ‘정(情)’을 이야기하듯 초코파이도 여러 차례 나와 눈에 밟힌다.

전형적인 휴먼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기존의 휴먼드라마와 비슷한 전개를 보인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사람 간의 따뜻한 온기를 담으려 애쓴 흔적으로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성동일, 김희원, 하지원의 ‘찐’ 케미가 볼만하다. 예능 프로그램 ‘바퀴달린 집’에서 완벽한 호흡을 과시한 성동일과 김희원은 영화에서도 손발이 척척 맞는 호흡을 보여준다. 특히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담보’ 승이가 된 박소이의 귀여운 연기가 관객들을 무장해제시킨다.

힘겹고 어지러운 시국 속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한 온기로 채워주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러닝타임 113분. 9월 29일 개봉 12세 관람가.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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