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댄 스트레일리.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닥터 K’ 댄 스트레일리(32ㆍ롯데 자이언츠)의 슬라이더는  거인군단을 춤추게 한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탈삼진 기계’다. 28일까지 166탈삼진을 기록해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2위인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141개)에 여유 있게 앞서있다. 스트레일리의 9이닝당 탈삼진은 9.18개, 삼진율은 25.5%로 모두 1위다. 제구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볼넷 대비 삼진(KK/BB)도 3.69로 4위다. 

롯데의 마지막 탈삼진왕은 1996년 216.2이닝 동안 221삼진을 잡은 주형광(44)이다. 스트레일리는 무려 26년 만에 탈삼진 타이틀을 롯데로 가져올 기세다.

2012년 류현진(33ㆍ당시 한화 이글스)이 210개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7년 간 나오지 않은 200탈삼진도 정조준 한다. 스트레일리는 현재 추세를 유지하면 최종 206탈삼진을 기록하게 된다. 원년팀 롯데 역사상 단일시즌 200탈삼진을 넘긴 것은 최동원(1984ㆍ1986년), 주형광(1996년)뿐이다. 

스트레일리의 구종별 성적. 22일 KT 위즈전까지. /스포데이터에볼루션 제공

스트레일리의 ‘비기(秘技)’는 변화무쌍한 슬라이더다. 스포츠 데이터 전문업체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의 자료에 따르면 스트레일리는 22일 KT 위즈전(7이닝 8탈삼진 무실점)까지 올 시즌 속구(41%) 다음으로 슬라이더(36.2%)를 많이 구사했다.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165, 피장타율은 0.218에 불과하다. 그의 슬라이더 구종 가치는 23.9%로 리그 1위다.  

2020시즌 스트레일리의 슬라이더의 위력은 2019시즌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슬라이더 위력과 매우 유사하다. 2019시즌 김광현의 슬라이더 헛스윙/전체 투구(SwStr%)는 17%를 기록했는데 2020시즌 스트레일리의 슬라이더도 같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스트레일리의 좌우타자 구종별 분포. 하늘색이 슬라이더.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스트레일리의 슬라이더 구사율은 36%지만,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는 44%까지 상승한다. 삼진 비율도 가장 높다. 160개의 삼진 중 53%에 이르는 85개의 삼진을 슬라이더로 잡아냈다. 

그는 좌타자 상대로는 77개, 우타자 상대로는 83개의 삼진을 잡았다. 오른손 투수가 보통 왼손 타자에게 약한 데 반해 스트레일리는 좌타자에게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통상적으로 우투수가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잘 구사하지 않지만, 스트레일리는 슬라이더를 횡 방향뿐만 아니라 종 방향으로도 구사하며 왼손 타자 상대로도 슬라이더를 즐겨 던진다. 그는 좌타자를 상대로도 슬라이더로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스트레일리는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 때엔 우투수의 정석과도 같은 몸쪽 높은 공과 바깥쪽 떨어지는 공의 조합을 활용했다. 우타자에게서 멀어지는 스트레일리의 슬라이더는 매우 위력적이었으며, 스트레일리는 우타자를 상대로 67%에 이르는 삼진을 슬라이더로 잡아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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