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진행한 SOVAC 기획전 / 11번가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소비에 가치를 더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기업을 향한 관심도가 뜨거워지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11번가에서 진행된 ‘2020 SOVAC 마켓’ 기획전의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30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기획전은 ‘소셜밸류커넥트 2020’에 맞춰 예비 사회적기업 및 소셜벤처 총 51개 업체가 참여한 판매 행사다.

11번가에 따르면 행사가 진행된 25일 간 7만명이 넘는 고객들이 기획전에 방문했다. 그중에서도 위캔쿠키는 행사 보름 만에 준비한 기획전 상품 4000세트를 모두 완판하기도 했다. 위캔쿠키는 지적,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장애인 고용과 함께 판매수익금을 취약계층 자활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 외에도 취미생활 플랫폼 하비풀이 판매하는 ‘밤바다 고래의 꿈 네온사인 만들기 키트’, 그린벨트의 친구들이 선보인 ‘저염 버섯가루 즐겨찾김(도시락김)’ 등도 완판 신화를 이어나갔다. 해당 업체들은 각각 일자리가 필요한 노년층이나 지역사회 인력을 고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회공헌을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11번가 백창돈 대외협력담당은 “사회적 기업들의 유통 판로 지원 등 동반성장을 토대로 고객들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기업들과의 동반성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름다운가게 홈페이지
아름다운가게 홈페이지

현재 국내에는 2626개 사회적 기업이 있는데, 유통업계 내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으로는 ‘아름다운가게’가 꼽힌다. 지난 2002년 출범해 약 20년을 맞은 이들은 기부받은 중고물품을 판매한 기금으로 사회자선사업에 공헌하는 기관이다. 2002년 1억원 수준의 매출에서 최근에는 매년 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만큼 성장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7880명의 이웃에게 매장 수익금 및 기부금 16억5900만원을 지원했다.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는 것은 MZ(밀레니얼+Z)세대가 소비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는 트렌드와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MZ세대는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미닝아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닝아웃은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단어로 자신의 신념 등을 소비행위를 통해 드러내는 행위다.

유통업체 차원에서도 사회적 기업과 협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GS홈쇼핑은 아름다운가게와 손잡고 TV홈쇼핑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을 통해 사회적기업 9곳이 총 4억9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가구업체 한샘도 온라인 쇼핑몰 ‘한샘몰’에서 아름다운가게 물건을 판매하면서 판로를 넓혔다.

이 같은 배경 속 국내 대기업들도 사회적 기업 육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에 따르면 사회적기업 육성 프로그램 ‘H-온드림’은 지난 9년간 238개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1923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했다. H-온드림을 통해 육성한 기업의 누적 매출은 862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 23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H-온드림 데모데이’에서 버려지는 농수산물을 업사이클링하는 밸리스, 플라스틱 칫솔을 대체하는 대나무 칫솔을 제조하는 닥터노아 등의 사회적 기업을 알리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지원한 바 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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