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공 과정부터 악취관리까지 산업 전반에 디지털화 가속
전문가 "생산성 향상 위한 자동화·디지털화 필요"
대우건설이 개발한 하프-PC 공법으로 시공 중인 모습. /대우건설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스마트건설 등 혁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직면하게 될 노동력 부족 문제와 더불어 수주 분야 확대를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쌍용건설과 티푸스코리아, 생고뱅이소바코리아와 공동으로 ‘트러스단열프레임과 발수처리 그라스울을 이용한 건식 외단열 시공기술’을 개발하고 건설신기술 제901호를 취득했다.

기존 건식 외단열 시공은 구조틀로 사용되는 철재 프레임에서 발생하는 열교현상(건물 단열이 약화되거나 끊기는 부위를 통해 열이 들어오거나 나가는 현상)으로 인해 건물 냉난방 에너지 손실과 결로 발생에 취약한 부분이 있었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신기술은 기존 공법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열교차단 기능이 있는 트러스 단열 프레임을 이용한다. 모든 공정에 용접하지 않고 볼트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외장재 구조틀을 만든 뒤 그 사이에 수분 흡수로 인한 단열성능 저하를 방지할 수 있도록 발수 처리한 그라스울을 삽입한다. 이후 외부 투습방수지와 내부 방습지를 설치해 단열성능 향상과 더불어 화재 안전성을 높였다.

대우건설은 국내 최초로 아파트 옥탑 구조물에 하프-프리캐스트 콘크리트(Half-Precast Concrete)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1일 경기도 수원시 송죽동에 위치한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 실물 모형 제작을 완료했다.

하프-PC 공법은 PC 공법의 일종으로 현장에서 직접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인 기존 재래식 공법과 풀-PC(Ful-Precast Concrete) 공법의 장점을 융합해 개발했다. 기존 풀-OPC 자재의 절반 이하 두께로 하프-PC 자재를 제작해 운송한 뒤 현장에서 잔여 철근을 배근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이다.

하프-PC 자재는 풀-PC 자재 대비 무게가 가벼워 자재 운송 및 인양이 용이하고 동일 부피의 건물일 경우 PC 자재 간 이음부위(조인트)가 적고 현장에서 습식으로 일부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때문에 차음 성능과 누수에 뛰어난 장점이 있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홈스(HOMS) 차압제어 시스템 화면.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도 국내 최초로 음식물 처리장, 하수 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을 위한 악취관리 시스템 ‘홈스(HOMS, Hyundai Odor Management System)’를 개발했다.

홈스는 환경기초시설의 내부 및 부지경계선의 악취농도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악취가 주변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각 실별로 ▲온도 ▲습도 ▲암모니아 ▲황화수소 ▲휘발성 유기화합물 5가지 센서의 측정값만을 바탕으로 복합악취로 표현하는 자체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 악취 전용 여러 센서가 불필요해 기존 복합악취센서 대비 대폭 가격 절감이 가능해졌고 같은 비용으로 다수의 실내공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는 효과를 낳았다. 현대건설은 홈스를 2016년 준공한 충주 음식물 바이오 에너지 센터에 시험 적용했으며 향후 여러 환경기초시설로 적용을 넓힐 계획이다.

SK건설은 비즈파트너와 함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건설기술 공모전인 ‘콘테크 미트업데이(ConTech Meet-Up Day)’를 개최하고 혁신기술 발굴에 나선다. 콘테크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자동화·디지털화 등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한 혁신기술을 의미한다.

이번 공모전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기술과가치 등 공공기관과 전문 컨설팅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친환경 및 에너지 ▲DT(AI·빅데이터·IoT·센서를 활용한 건설관리 솔루션·BIM 등) ▲모듈러 ▲생활플랫폼(아파트 관리·인테리어) ▲현장 생산성 제고 공법 및 기타 등 총 5가지 상세 기술에 대해 심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신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인력 감소 등 건설현장이 직면한 위험요소를 탈피하기 위함이다. 또한 전반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신(新)시장을 창출하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박승국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일본의 경우 ‘생산성 혁명 프로젝트’라고 해서 건설현장 무인화와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을 골자로 한 아이컨스트럭션(i-Construction) 등 여러 가지를 했다”며 “이는 노동인구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로 인해 비롯된 것인데 우리나라도 일본의 상황과 비슷해지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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