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불완전판매 방지, 모바일 보안 인식 개선 필요
보험연구원이 모바일 보험가입 범위 확대를 제언했다./픽사베이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비대면 활성화 시대의 소비자 편의를 위해 모바일을 통한 보험가입 범위 확대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다만 편리성이 높아지는 만큼, 불완전판매 방지와 보안 요소도 충분히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은 9월28일 공개한 리포트 '언택트 시대의 보험영업규제'에서 '모바일 또는 컴퓨터를 활용한 청약 후 완전판매 확인 방식을 변액보험과 금리연동형 저축 상품의 경우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르면 ▲변액보험 계약 ▲저축성보험 계약 ▲경로우대자와 체결한 보험계약 ▲전화를 이용해 모집한 '갱신형 실손의료보험계약'은 컴퓨터, 모바일 단말기 등 전자적 방법을 통한 가입이 제한된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가 직접 접속해 확인하는 해피콜은 소비자가 원하시는 시간에 확인할 수 있고, 해피콜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적 압박감을 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피콜은 신규 보험가입자에게 청약철회 가능기간 내에 전화를 통해 보험계약의 중요내용을 확인해 완전판매 여부를 검증하는 제도로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 위해 2012년에 도입됐다.

2017년에는 제도 개선을 통해 불완전판매 소지가 큰 핵심 소비자 불만사항 관련 문항을 기존 '예·아니오' 질문 방식에서 단답형과 선택형 질문으로 바꾸고, 변액보험·저축성보험·질병보험·치아보험 등과 관련된 질문 항목을 더했다.

변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불완전판매 방지라는 해피콜의 목적을 위해 소비자가 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과 판매자의 책임준수 여부를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모바일을 통한 상품 판매가 정착된 은행권은 최근 변액보험 등 불완전판매 논쟁이 있는 상품 판매 규제를 강화했다. 은행연합회는 9월28일 이사회를 열어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 제정을 의결했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권은 변액보험 등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상품 설명서 도입 ▲손실 위험 안내 강화 ▲정보 갱신 및 동의 의무화 ▲상품 판매 7영업일 내 해피콜을 통한 불완전판매 여부 확인 등을 지켜야 한다.

불완전판매 예방 요소 중 하나로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간편한 가입절차가 필요하다.

생명보험협회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보험 가입시 불편한 점 또는 가입까지 이르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20대 응답자의 18.1%는 '부족한 상품 설명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이어 26.3%가 '복잡한 가입과정'을, 29.2%는 '상세한 정보제공에 따른 부담감'을 이유로 꼽았다. 이밖에 30·40·50대 역시 '복잡한 가입과정'과 '상세한 정보제공에 따른 부담감'을 온라인을 통한 보험 가입의 장벽으로 지적했다.

모바일 보험가입 활성화를 위해선, 디바이스 특성에 따른 보안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영남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2019년8월 발간한 '보험상품의 모바일 청약서비스 현황과 문제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모바일과 그리고 컴퓨터 서버 등이 보험 청약 프로그램이 설치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디든지 악성코드에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항상 네트워크가 켜져있는 모바일 특성상 악성코드 공격을 받아 좀비 스마트폰이 되는 등 그 피해가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플랫폼 해킹 ▲앱 위변조 ▲입력값 탈취 등을 대비한 보안책 마련을 강조하며 금융소비자뿐만 아니라 대면영업의 최접점에 있는 보험설계사 역시 모바일 보험청약에 대한 보안 인식을 가져야 하고, 정기적인 관련 교육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았지만, 보험업계는 여전히 대면영업이 우세하다./픽사베이

업계는 모바일 보험가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공감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면영업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살펴보면, 지난 6월 기준 24개 생보사의 초회보험료 중 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 비중은 95.8%로 대면채널 초회보험료는 3조42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448억원(14.6%)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상반기부터 대면영업 활동이 제한되고 업계 전반에 걸쳐 비대면 채널의 투자가 증가했지만 대면영업 활동이 여전히 우세한 것이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지난 1분기 기준 대면채널을 통한 보험가입 비중이 86.4%를 차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이나 증권 등 이미 타업권은 모바일을 통한 상품 가입이 자리 잡았다"며 "보험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낡은 규제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지만 아직까지 대면 설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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