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나훈하 소신발언에 여야 인사 ‘반색’
가수 나훈아. /KBS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갈무리

[한스경제=이상빈 기자] 15년 만에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건재를 알린 가수 나훈아(73)의 발언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한마디로 ‘나훈아 나비효과’다.

시작은 지난달 20일 KBS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다.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 나훈아는 “여러분 우리는 지금 힘들다. 우리는 많이 지쳐 있다”고 운을 떼며 소신발언을 이어나갔다.

“저는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면. 바로 오늘 여러분이 나라를 지켰다”며 “여러분 생각해 보라.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이런 분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MF 때도 이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냐. 나라를 위해서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서 팔고”라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나훈아의 ‘위정자 발언’은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여야 정치인이 즉각 반응을 보였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나훈아에 흠뻑 취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웠고, 지친 국민의 마음에 진정한 위로를 주었다”며 “사랑이 그리운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연인이, 상처가 있는 분들에게는 사려 깊은 친구가,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는 인자한 부모가 돼 주었다. 고향에 가지 못한 국민들께 고향을 선물했다”고 적었다.

이어 “미(美)친 영향력! 권력도, 재력도, 학력도 아닌, 그가 뿜어내는 한 소절, 한 소절,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움직이고 위로했다. 영원히 우리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늦은 밤인데 가슴이 벌렁거려서 금방 잠자리에 못 들 것 같다. 나훈아 때문이다”며 “저만 이런 것 같진 않다. ‘가황(歌皇)’이 추석 전야에 두 시간 반 동안 온 국민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성별, 세대, 지역 할 것 없이 모두가 나훈아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를 사로잡은 무수한 히트곡. 고향역, 홍시, 영영, 사랑. 제목을 읊기도 어렵다. 명절 전날 밤 이 콘서트는 너무나 큰 선물이다. 오늘밤 나훈아는 의사, 간호사 등 우리 의료진을 영웅으로 불렀다”며 “광화문 사거리에서 봉천동까지 지하철 두 번 갈아타고 출퇴근하는, 홍대에서 쌍문동까지 버스 타고 서른일곱 정류장을 오가는 아버지를 불러줬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우리 모두에게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대한민국 어게인이다’고 힘을 실어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힘도 나고 신이 났다. 그런데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 이십 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곤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며 “그래도 오늘은 즐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겠다.  꿈에서 테스형 만나서 ‘세상이 왜 이래’ 하고 물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유력한 여당 차기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1일 페이스북에 “인생의 고단함이 절절히 녹아들어 있는 그의 노래는 제 인생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했고,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다. 그런 나훈아 님의 ‘이제 내려올 때를 생각한다’는 말에 짧은 인생의 무상함도 느낀다”며 “조금 더 오래 팬과 대중 속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코로나가 걷힌 언젠가 실황 공연장에서 사인 한 장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집콕하느라 부모님 산소도 찾아뵙지 못하고 처가에도 못 가는 외로운 시간에 가황 나훈아 님의 깊고 묵직한 노래가 큰 힘이 됐다. 어게인 코리아! 훌륭한 기획으로 어려운 시기에 많은 분께 위로를 준 KBS에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상빈 기자

키워드

#나훈아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