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추석 연휴에도 트로트 열풍이 이어졌다. 안방극장에 연휴 동안 트로트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지며 화제 또한 계속된 것이다. 15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나훈아부터 트로트 대상을 차지한 이미자, 트로트 열풍의 주역인 '미스터트롯' 임영웅까지. 지금까지 안방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트로트 스타들이 추석 연휴 안방극장을 채웠다.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KBS2 방송 화면

■ 15년 공백이 무색한 가황(歌皇)의 열창

추석 연휴 동안 나훈아가 연일 화제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대한민국 어게인) 언택트 공연이 29%의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나훈아 공연 비하인드를 담은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나훈아 스페셜도 전국 평균 시처율 18.7%를 기록하며 화제를 증명했다.

나훈아의 공연은 언택트(비대면)로 진행돼 관객석 대신 집에서 TV로 시청 중인 관객들의 모습이 비춰졌다. 나훈아는 2시간 30분 동안 신곡 '테스형' '명자'를 비롯해 '고향역' '홍시' '사랑' '무시로' '18세 순이' '잡초' '청춘을 돌려다오' 등 총 29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후 이 방송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나훈아 관련 키워드가 다수 등장했고 멜론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인기 검색어에도 나훈아의 이름이 순위권에 오르는 등 전 연령대의 관심을 받았다.

더불어 이날 방송에서 나훈아의 입담 역시 화제를 모았다. 소크라테스에게 "세상이왜 이래" "세월은 또 왜 저래" 묻는 신곡 '테스형!'를 부른 직후 나훈아는 "물어봤더니 테스형도 모른다고 한다"며 "여러분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것"이라고 외치며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2020 트롯 어워즈'./TV조선 방송화면

■ 사상 첫 트로트 시상식 '2020 트롯 어워즈'

추석 당일인 1일에는 지난해부터 트로트 열풍을 이끈 TV조선에서 준비한 '2020 트롯 어워즈'가 전파를 탔다. 4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이어졌고 비지상파 채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시청률 22.4%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미스터트롯'으로 큰 사랑을 받은 임영웅부터 영탁, 이찬원 등의 트롯맨들이 선배 가수들과 다양한 무대를 꾸며 팬들을 만족시켰고 트로트 100년 역사를 되짚어 결산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대상은 엘리지의 여왕 이미자에게 돌아갔으며 '동백아가씨'와 '내 삶의 이유 있음은' 무대를 선보였다. 방송 직후에는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한동안 이미자가 오르는 등 젊은 세대까지도 관심이 이어졌다.

더불어 '미스터트롯'의 진(眞)을 차지했던 임영웅은 '남자 신인상' 'K트롯테이너' '글로벌 스타상' 등 6관왕을 차지했고 장윤정은 '트롯 100년 심사위원' 특별상을 차지했다. 시상자로는 송해, 신영균, 안성기 등이 나서 화제를 더하기도 했다.

'트로트의 민족' 추석 특별판./MBC 방송 화면

■ 안방극장 점령한 트로트 프로그램

MBC는 국내 최초 K트로트 지역 대항전을 표방하는 '트로트의 민족' 방송을 앞두고 추석 특별판을 3일 편성했다. 이 방송은 전국 가구 시청률 10.7%를 기록했고 이 중 해외?이북 팀이 노래하는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11.3%까지 치솟았다. 오는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미리보기 격으로 선보인 방송이었지만 프로그램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JTBC는 2일 '히든싱어6' 추석 특집에서 설운도를 원조 가수로 내세웠다. 설운도는 1982년 데뷔해 40년 가까이 트로트계 인기 싱어송라이터로 불리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다함께 차차차' '사랑의 트위스트' '쌈바의 여인' '보랏빛 엽서' 등이 미션곡으로 나왔고 설운도가 우승했다.

이 외에도 연휴 기간 동안 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 MBN '보이스트롯' 추석 특집,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 등이 방송되며 안방극장에 트로트 열풍을 이어갔다.

이처럼 추석 지난해부터 이어진 트로트 열풍은 첫 언택트 추석에도 계속됐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의 젊은 트로트 신예들이 등장하고 기존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던 원조 트로트 가수들까지 건재한 모습을 보이며 전 연령층의 관심을 이끈 것. 세대를 넘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니다. 이런 트로트의 열기는 연휴가 끝난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트로트의 민족'이 본 방송을 시작하고 11월에는 KBS2 '전국트롯체전'이 론칭한다. 트로트 열풍의 주역으로 꼽히는 TV조선은 '미스트롯2'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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