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6·17 대책서 규제지역 지정 피한 뒤 상승세 지속
김포 한강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지난 7월 6·17 부동산 대책에서 규제지역 지정을 피하면서 대표적인 ‘풍선효과’ 수혜 지역으로 꼽혔던 김포가 또 다시 ‘金포’가 되는 분위기다. 신고가 경신 횟수와 갭 투자 건수가 많아지고 매매가가 8억원을 뛰어넘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

5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김포는 최근 한달간 최고가 경신 196회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위 부천(130회), 3위 화성(102회)과 큰 격차를 보였다.

가격은 계속 치솟고 있다. 실제 김포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3단지 전용면적 84.93㎡는 지난달 28일 최고가인 8억434만원에 거래되며 8억원선을 돌파했다.

김포시 풍무동 김포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98㎡와 풍무푸르지오도 지난달 15일과 27일 각각 7억1500만원, 7억원에 거래되며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거래완료 건수 또한 1761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최근 한 달간 아파트 거래량만 놓고 보면 1위부터 5위 중 3위 안성공도우방아이유쉘을 제외한 나머지 네 단지는 모두 김포에서 나왔다. ▲고촌읍 캐슬앤파밀리에시티1단지(99건) ▲풍무동 풍무푸르지오(80건) ▲풍무동 김포풍무센트럴푸르지오(63건)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단지(58건) 순이었다.

규제를 피하면서 갭 투자도 대폭 증가했다. 서울 등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50%로 축소되고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했을 경우 6개월 내 전입 조건이 붙는 등 갭 투자가 쉽지 않다. 그러나 김포는 이와 같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김포 갭 투자 건수는 32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단지와 견본주택. /연합뉴스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했던 김포에서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에 의하면 김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6·17 대책을 전후로 6월 0.11에서 7월 2.96으로 급등했다. 이후 8월 0.74, 9월 0.33으로 상승폭은 줄었으나 여전히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당시 정부는 규제를 피해 집값이 오른 김포와 파주 등에 대해 “요건이 충족된다면 언제든 규제지역으로 묶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김포시조차 국토교통부에 직접 “김포 지역을 부동산 대책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검토안을 재고해 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았다.

김포가 새롭게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상승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은 “규제 정책에 의한 풍선효과는 항상 나타나게 된다”며 “돈이라는 건 투자 수익이 나고 규제가 적은 곳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이 풀려있는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비규제지역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유동성의 풍부함으로 인해 앞으로도 대규모 자금이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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