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탄소 배출지역으로 관련 금융 성장잠재력 커
국내은행, 체계적 직원 교육 등 철저한 대비 필요

 

유럽중앙은행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럽계 은행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관련된 아시아 금융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시장도 포함돼 국내 시중은행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는 빠르게 발전하는 개발도상국가가 많은 지역으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이에 따라 환경관련 프로젝트, 재생에너지 시설개발 등을 위한 자금수요가 많고 ESG 관련 금융서비스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

최근 EU의 규제에 따라 유럽계 은행이 ESG 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EU에 포함된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ESG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의 투자시에도 이를 요구하고 있다. EU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분류하는 분류체계를 도입, 2050년까지 역내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실제 EU 감독당국과 중앙은행은 금융기관에 기후 변화와 관련된 리스크를 고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은행이 자본적정성 비율 산출시 지속가능한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에 우대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2021년 금융기관에 대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계 은행은 규제가 심한 역내시장보다 성장 잠재력 및 이윤이 큰 아시아 시장을 선호한다. ESG가 시대적 대세로 떠오르면서 아시아 금융시장도 ESG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행도 유럽계 은행과 경쟁하기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럽계 은행, 풍부한 자금력과 다양한 금융 서비스 장착

리서치회사인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ESG 연계 채권 및 대출은 9월9일 현재 3655억 달러로, 전년의 80% 수준이다. 영국의 HSBC홀딩스가 197억 달러로 가장 큰 인수자였고, 미국의 제이피모건 186억 달러, 시티그룹 178억 달러 순이다.

도이치은행은 2025년까지 석탄광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를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자금조달·운용을 2000억 유로로 확대할 예정이다. HSBC는 기후변화대응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2025년까지 1000억 달러 신용공여를 계획하고 있다. 프랑스 비엔피파리바는 고객과 ESG 관련 목표를 설정, 이를 달성하면 대출금리를 인하해준다.

니케이 아시안 리뷰에 따르면, 지난 6월 최초의 ESG 연계 외환거래가 아시아 시장에서 체결됐다, 이는 싱가포르 농산물유통기업 올람 인터네셔널과 도이치은행간의 외환선도거래(forward)로, 사전 약정된 ESG 목표를 충족하는 경우 싱가포르 농산물거래소에 태국 바트화와 미국 달러 간에 유리한 거래환율을 제공토록 설계됐다.

싱가포르 말라이언파크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은행, ESG 관련 직원교육에 나서야

국내은행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주로 ESG 채권발행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5억 달러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으며, 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도 6~7월에 각각 5억 달러 ESG 채권을 발행했다. 고객의 ESG 관련 사업을 지원하기위한 자금조달이 목적이다.

유럽계 은행은 저리 예금으로 달러나 유로를 조달, 아시아시장에서 ESG 관련 채권인수나 신디케이트론(차관단대출)으로 운용한다. 반면 국내은행은 저리 외화자금조달이 힘들어 아시아 ESG 금융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 ESG 연계 채권인수나 대출이 원화 베이스의 국내시장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래의 수익원 발굴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국내은행은 ESG 금융서비스를 위한 체계적인 직원교육 프로그램을 구비해야 한다. 직원이 ESG에 대해 정통하지 않으면 잠재적 ESG 관련 수요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은행 담당자가 ESG 연계 금융상품을 설계해 마케팅을 진행할 뿐 아니라, 기존 고객과 협력해 수요를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아시아 각국에 있는 자회사를 활용, 현지통화의 ESG 관련 금융서비스를 현지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이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환경 및 노동착취관련 ESG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ESG 연계 금융서비스가 저금리 하에서 영업이 어려운 은행에게 핵심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광호 전문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