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창재 회장 "보험 통한 수익 창출·성장동력 발굴해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더불어 동남아 진출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교보생명이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미얀마 보험시장에 진출하며 신창재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을 본격화했다. /교보생명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보험업계가 저금리·저성장·고령화 등 삼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교보생명이 디지털 혁신과 함께 글로벌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신창재 회장이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제시한 '양손잡이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달 미얀마 주재사무소 설치에 대한 미얀마 당국의 최종 인가를 획득, 본격적으로 동남아 보험시장 공략에 나서게 됐다. 내년 하반기부터 미얀마에서 보험판매를 시작하며 향후 동남아시아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얀마는 생명보험시장 침투율(GDP 대비 수입보험료)이 0.01%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3개년 평균 경제성장률이 약 6.2%에 이르며 다수 기관이 향후 10년간 GDP가 매년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정부의 금융산업 육성정책 ▲소득 상승에 따른 보험니즈 증대 ▲30세 미만에 불과한 국민 평균연령 등의 영향으로 2028년까지 생명보험시장이 연평균 40%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동남아 진출은 신창재 회장이 천명한 ‘양손잡이 경영’의 일환이다. 신 회장은 지난 8월7일에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초저금리 기조에 따른 이차 역마진 부담,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 보험업계를 둘러싼 '시계제로(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의 경영환경에 대해 진단하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양손잡이 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격한 시장변화에 살아남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되려면 '양손잡이 경영'을 해야 한다"며 "한 손으로는 기존 생명보험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미얀마 진출은 새로운 사업영역 구축을 위한 전초 기지에 해당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미얀마는 동남아 보험시장에 대한 현지 시장조사 및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한 경제적·지정학적 요충지라고 판단했다”면서 “향후 ASEAN, 인도 등 신남방 지역을 비롯해 고객확보가 가능한 국가들로 점진적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손해보험사 진출을 통해 사업영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매물로 나온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악사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손해보험업계에 진출, 기존 온라인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악사손보를 디지털 손보사로 재출범해 기존 온라인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함께 디지털 분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별도 라이선스 취득 없이 위험부담을 최소화해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예비입찰인만큼 인수 방향, 금액, 고용보장 등 인수·합병 전 부문에서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난 8월 7일 창립기념식에서 "한 손으로는 기존 생명보험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며 '양손잡이 경영'을 강조했다. /교보생명 제공

교보생명은 디지털 전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 발언 이후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보험계약대출 스마트출금 서비스를 출시했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협업을 통한 인공지능(AI) 챗봇 '러버스 2.0'도 오픈했다. 

'보험계약대출 스마트출금 서비스'는 실물카드 없이도 편의점이나 지하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보험계약대출로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모바일이나 ARS를 활용, 전국 3만4000여개 편의점·지하철 ATM에서 손쉽게 현금을 수령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이 증대될 전망이다.

'러버스 2.0'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교보 2020'의 일환으로, AI 기술을 한발 앞서 보험업무에 적용하고 언택트(비대면) 고객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 챗봇 상담에 적용됐던 퇴직연금 및 대출분야를 비롯해 ▲보험료 납입 ▲보험금 신청 ▲자동이체 계좌 변경 ▲계약사항 조회 등 다양한 보험업무 문의에 대한 안내는 물론 ▲보험료납입면제 ▲보험금청구권과 같은 보험용어 설명기능도 추가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디지털 가속화를 위해 디지털마케팅팀, 디지털신사업팀 등 관련부서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사 차원의 디지털 혁신 문화 정착과 인재 육성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디지털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이해수준 향상 과정을 실시했으며, 빅데이터 활용 역량 내재화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디지털 혁신문화 조성을 위해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유니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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