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갤러리 / 강한빛 기자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전통주가 예스러움에 ‘요즘 멋’을 담아 젊은 세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전통주 체험 공간은 물론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서비스 등이 인기를 끌며 매년 몸집을 늘리고 있다. 

20·30 시간과 멋 담은 전통주에 푹... 마시고 기록하고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19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류 소비자가 전통주를 마시는 비율이 2016년 15.7%, 2017년 16.2%, 2018년 19.2%, 2019년 20.1%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온라인 판매 성장세가 특히 눈길을 끈다. 정부는 전통주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7년 7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 주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것은 전통주가 유일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면서 온라인 판매도 덩달아 뛰었다. 

G마켓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통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7% 올랐고, 옥션과 티몬에서도 각각 71%, 101% 매출이 증가했다. 

전통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전통주 갤러리’를 열어 홍보에 한창이다. 2013년 인사동에 이어 2016년 강남에 새 둥지를 틀었다.

6일 갤러리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우리 농산물과 시간의 흐름을 가득 담은 전통주 100여 종이 반긴다. 전통주 명인이 만든 술, 매년 진행되는 우리 술 품평회 수상작까지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갤러리 투어는 큐레이터의 안내, 시음으로 진행된다. 전통주의 개념부터 계절을 대표하는 우리 술을 소개 받고 매달 갤러리가 선정한 주제에 맞춰 술을 맛 볼 수 있다. 이달 시음주는 ‘2020우리술 품평회 수상작’으로 갤러리는 이번 한 달 15종의 수상작 중 총 10종의 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각 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고 달달하고 알싸한 맛을 느끼면서 자신만의 시음 노트를 기록할 수도 있다. 전통주의 문턱을 낮춘 덕인지 방문객도 젊어지는 추세다. 갤러리를 찾는 방문객 중 70%는 2030세대라는 게 갤러리의 설명이다. 

전통주 갤러리에선 전통주를 직접 시음해 볼 수 있다/강한빛 기자

정부도 팔 걷고 육성... 일각에선 개념 재정의 필요 대두 

정부는 전통주 시장을 ‘6차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공을 들이고 있다. 6차 산업은 1차 산업인 농업을 2차 가공산업 및 3차 서비스업과 융합하여 농촌에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걸 의미한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지역 우수 양조장을 선정해 전통주 산업, 관광, 체험을 연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키우고자 지원, 육성에 나서고 있다. 올해 신규 4개소를 포함, 총 42곳의 양조장이 선발됐다.

전통주 온라인 판매구독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통주 구독 서비스 ‘술담화’와 배상면주가의 온라인 쇼핑몰 '홈술닷컴'이 대표적이다. 

‘술담화’는 월 1회 매달 다른 구성으로 전통주를 선보이는 전통주 정기구독 서비스로, 매월 다른 술을 맛볼 수 있다는 게 매력으로 꼽힌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전통주 소믈리에가 선정한 이 달의 술 2병, 제품 설명 등이 담긴 큐레이션카드 2장, 스낵안주를 받아볼 수 있다. 배상면주가 역시 지난 1월 온라인 쇼핑몰 '홈술닷컴'을 통해 '느린마을막걸리', '심술6', 옹기막걸리' 등 막걸리류와 '느린마을모듬전' 등 안주류와 정기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2020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전통주 시장에 다양한 시도와 변화가 포착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전통주 개념의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주는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과, 농업인이 직접 생산하거나 제조장 소재지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지역특산주의 경우에 해당된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전통주로 인식되는 국순당 백세주, 배상면주가의 산사춘은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장수 등 대중적인 일반 막걸리 역시 대부분 ‘전통주 등’으로 다른 범주로 분리된다. 물론 전통주 범위 외 제품에 대해서도 정부는 국산농산물 원료 구매, 품질 향상을 위한 R&D, 수출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전통주라고 인식하는 제품이 전통주에 포함되지 않아 개념 혼란이 일어나곤 한다”면서 “전통주 개념을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술’까지 확대해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과 법적인 의미 상 간극을 좁히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K-pop, K-food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우리 농산물과 기술, 장인들의 정성이 들어간 전통주 역시 문화적 접근을 통해 전 세계에 그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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