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년 상장목표... SK바이오사이언스·HK이노엔 기업 가치 각각 3조, 2조 평가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L HOUSE 백신 센터.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SK바이오팜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다음 타자로 SK바이오사이언스와 HK이노엔이 바이오 분야의 대어로 꼽히고 있다. 양사가 본격적인 IPO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내년 상장 이후 두 회사의 가치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1주당 보통주 2주를 부여하는 2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무상 증자로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수는 기존 204만주에서 612만주로 3배 늘어난다.

증권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번 무상증자가 내년 상반기 IPO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보고 있다. 발행 주식을 늘려 주당 단가를 낮추고,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무상증자는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긴 뒤 주주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배당하는 것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기업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주식 수를 늘려 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위탁 생산 현실화시 기업가치↑

앞서 지난 7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SK케미칼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SK케미칼은 98.04%를 가진 대주주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할 경우 SK케미칼의 보유 지분 가치도 더욱 증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한 백신전문기업이다.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 1832억원, 영업이익 221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은행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백신개발과 위탁생산(CMO)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합성항원 백신 개발을 위해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 협력을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항원 개발을 위해 360만 달러(44억원)를 지원받기도 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8월 미국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노바백스도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해당 기업의 임상 소식에 SK케미칼의 주가도 급등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및 노바백스와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이 현실화하면 기업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콜마, 회사성장·재무안정 기대

한국콜마의 자회사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IPO 준비에 한창이다.

한국콜마는 지난 7일 윤상현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는 윤상현·안병준·이호경 3인 대표에서 안병준·이호경 2인 대표 체제로 바뀐다.

윤 부회장은 HK이노엔 대표직에서도 물러난다.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이사회 의장과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직은 유지한다.

앞서 윤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이사회의 의장으로 계열사인 한국콜마와 HK이노엔의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었으나, 자회사인 HK이노엔상장 준비로 이사직을 사임하게 됐다. 한국거래소가 계열사간 대표 '겸직 금지'를 상장요건으로 규정해서다.

HK이노엔은 IPO를 위해 지난해 말 공동 대표 주관사로 JP모건,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서울 내곡동 한국콜마 R&D센터 조감도/ 한국콜마 제공

HK이노엔의 몸값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J가 매각했을 당시보다 2배 가까이 오른 밸류에이션이다. 한국콜마는 지난 2018년 1조3100억원에 CJ헬스케어를 인수했다.

HK이노엔이 IPO 흥행에 성공한다면 회사의 성장과 재무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할 당시 발생한 약 1조원 가량 발생한 부채 부담도 덜게 된다. 이를 HK이노엔이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은 성공적인 IPO를 위해 기업가치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HK이노엔은 대한민국 30호 신약 케이캡정을 개발한 기업으로 암, 면역질환, 간질환 신약 및 수족구백신 등의 의약품 개발 진행 중이다.

케이캡정은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국산 신약 중 최단 시간에 연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매출은 5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6월에는 케이캡정이 미국 1상 임상시험을 승인 받고 미국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케이캡정은 국내 및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 등 총 23개 국가에 진출했다.

또 HK이노엔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클레더마', 프리미엄 건강 브랜드 '뉴틴', 라이프케어 브랜드 '라이프시스' 등을 연이어 런칭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의 기반을 마련 중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IPO를 통한 투자재원을 확보해 R&D를 활발히 펼칠 것”이라며 “앞으로 신사업 진출 및 사업확대에도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누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 자회사 HK이노엔의 성장이 탄탄하다”며 “HK이노엔이 한국콜마 외형과 영업레버리지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5426억원, 영업이익 852억원을 기록했다. HK이노엔은 올해 매출 성장률 10.2%, 영업이익률 14.8%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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