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준]

달리기 좋은 계절인 가을에는 전국 곳곳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마라톤은 남녀노소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라 다양한 연령대에서 인기가 많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이 초보 마라토너에게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마라톤에 뛰어들었다간 온몸의 관절이 비명을 지를 수 있고 특히 무릎관절 손상 위험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 전·후 부상 예방을 위해 알아둬야 할 점과 주의해야 할 무릎관련 손상 등을 정리했다.

 

▲운동부하검사, 스트레칭 필수

만약 40대 이후 마라톤을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는 마라톤 대회 중에 급사하거나 의식불명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처방전을 받아야 한다. 이때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심장 혈관계의 검사다. 마라톤 달리기로 인한 돌연사의 80-90%가 심장 혈관계의 장해로 그 중에서도 관상동맥의 협착으로 일어나는 심근경색이나 부정맥이 80% 차지하기 때문이다. 무릎 관리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걸음을 걸을 때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의 2배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달릴 때는 부담이 더 커져서 체중의 3~5배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리 때는 평소보다 무릎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이 큰데, 하체 근육이 단련되지 않은 상태라면 무릎관절에 부상을 입기 쉽다. 무릎관절에 부상을 예방하려면 평소 엉덩이 및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 등 하체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에서 달리기를 할 때 무릎에 더 많은 스트레스가 가해지게 되므로 오르막 보다 내리막에서 보폭을 작게 해서 달려야 한다. 이 밖에도 마라톤 전후 준비운동은 필 수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충분히 풀어줄 수 있도록 10분 이상 하체 스트레칭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준비운동 방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대략 10~15분 정도 개인의 순서에 맞춰 허리 돌리기, 목 운동, 팔·다리, 무릎 관절 등 가볍고 부드럽게 돌려주고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 마라톤 후 통증 오면 빠른 치료해야

마라톤시 발생하는 부상으로는 러너스니(runner's knee) 발목 염좌, 족저근막염, 타박, 인대손상, 아킬레스 건 손상 등이 있다. 러너스니는 무릎 뼈 주변의 통증과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보행, 쪼그려 앉기, 무릎꿇고 앉기) 시 내리막이나 계단을 내려갈 때 심해진다. 또 족저근막염도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의 마라톤 또는 조깅을 한 경우 발생하기 쉬우며 발목 염좌 부상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은 또한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배구, 에어로빅 등)을 한 경우, 과체중, 장시간 서 있기, 너무 딱딱하거나 쿠션이 없는 구두의 사용 등 족저근막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가해지는 조건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마라톤을 하면 사전준비를 해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반월상연골판 손상이다. 반월상연골판은 다리에 가해지는 충격의 흡수를 도와주는 구조물로, 흔한 스포츠 부상 중 하나다.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 뒤 쪽이 당기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고 부종이 나타난다. 무릎관절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이 어려워지는 등 무릎관절의 운동범위에 제약이 생겨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동반된다. 마라톤 이후 무릎 관절 안에서 소리가 나고 통증이나 무릎이 걸리는 느낌이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면 반월상연골판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된 경우에는 최대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한 번 손상된 무릎연골은 자연치유나 재생이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돼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길 수 있어서다.

손경모 웰튼병원 스포츠관절센터 원장은 “원래 무릎에 통증이 있거나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 마라톤 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운동 가능여부와 강도를 확인해야 한다”며 “근력 강화와 심폐지구력 향상 등 마라톤의 운동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철저한 준비와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적정 수준의 운동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런닝화 선택은 필수 고려사항

마라톤에서 러닝화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운동화는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뒤꿈치가 푹신한 것을 골라야 한다. 젖은 운동화는 무릎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을 배가시킬 수 있으므로 운동화 역시 통풍이 잘 되는 것이 좋고, 달리는 동안에도 운동화가 젖지 않도록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러닝화는 적당한 쿠셔닝이 있는 제품을 착용하는 것이 발의 피로를 줄여줄 수 있다. 대회를 대비해 새 제품을 구매한다면 대회 2-3주 전에 미리 구매하여 충분히 착용해 봐야 하며, 오래 달리다 보면 발이 부을 수도 있기 때문에 러닝화는 5mm정도 한 치수 크게 신는 것을 추천한다. 여유가 있다면 자신의 발이 평발인지, 휘어있는지 측정을 받아보는 게 우선이다.

러닝화를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먼저 사이즈가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양말을 신은 채 러닝화를 착용하고 끈을 적절히 조절한 뒤 발 뒤꿈치를 힐 컵에 맞춘다. 이 상태에서 발가락이 잘 움직이는 지 발의 폭이 잘 맞는지 갑피가 너무 조이지는 않는지를 확인한다. 다음은 아킬레스 건이다. 신발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켈레스건 부분이 잘 맞고 신발 윗부분과 복사뼈가 닿아 마찰이 없는지다. 마지막으로 신발을 신은 후 발 뒤꿈치를 체크한다. 신발을 신은 후 앞뒤로 체중 이동 시켜보고 달릴 때의 다리 움직임을 재연하면서 확인한다. 일반적으로 초보 러너나 과체중 러너들은 뛰어난 충격 흡수력을 지닌 쿠션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신발만큼 양말도 중요하다. 물집 걱정은 양말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착용감이 좋은 양말을 신고 달리면 아무리 달려도 쾌적성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양말을 고를 때는 100% 면 양말을 신어서는 안 된다. 러닝용 양말은 통기성, 흡한성(땀흡수), 속건성이 뛰어나고 미끄럼 방지 장치, 발목을 적절한 힘으로 조여주는 것 등 보통 양말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잘 알 수 있다. 합성 소재 혹은 혼합물로 된 재질의 양말, 아크릴이나 쿨맥스와 같은 소재는 땀을 배출시켜 발을 건조하고 시원하게 유지시켜 준다. 발차기가 무겁거나 이 부분에 물집이 잘 생기는 사람은 뒤꿈치나 발가락 등에 패드가 있는 것이 좋다.

 

▲옷 선택 주의

마라톤 대회를 나가기 위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부분이 복장이다. 기본적으로 마라톤은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므로 복장은 느슨하고 통풍이 잘되며 땀 발산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모자 역시 통풍이 잘 되는 제품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마라톤 대회에서는 당일 착용할 티셔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속옷이나 하의, 신발, 액세서리 등에 신경을 쓰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여성들 경우에는 가슴부분을 꽉 잡아줘 더 편안한 러닝을 도와주는 브라탑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 하의는 짧은 쇼츠나 레깅스를 레이어드 하여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달리기 이전과 이후의 복장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달리기 전후의 체온 변화나 밤낮의 기온 차를 고려해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윈드 재킷을 꼭 구비하고, 용도와 날씨에 맞게 겹쳐 입을 수 있게 이너와 아웃 웨어를 각각 마련해 겹쳐 입는 것이 좋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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