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성수점 본사 / 이마트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온라인에 밀리고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신규 채용문을 좁히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할인마트 1위 이마트는 창사 27년 만에 최초로 대졸 공채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신세계그룹은 ▲인터내셔날 ▲푸드 ▲건설 ▲쓱닷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을 비롯해 총 11곳에서 신규 공채를 진행하지만, 이마트는 예외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내 매출과 고용의 가장 큰 축이다. 그러나 지난해 분기 상 첫 적자에 이어 올해 코로나로 업황이 악화되자 대규모 공개채용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조1880억원, 영업손실 474억원을 남겼다. 지난해 2분기에는 사상 처음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손실의 폭이 더 커졌다.
 
이랜드그룹도 하반기 공개채용계획이 없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글로벌 ESI 인턴채용만 진행한다. 이랜드는 이미 수년전부터 그룹공채를 없애고 계열사별 수시채용으로 기조를 바꿨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대규모 채용보다는 사업부에서 필요한 때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라면서 “그룹 계열사가 독립경영으로 바뀌면서 사업부별로 개별 경영이 이뤄지다 보니 그룹공채보다는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각 사 제공

롯데그룹도 채용문을 좁혔다. 상반기 백화점이나 마트 등이 공개채용을 진행했던 것과는 달리 하반기에는 디지털 전환(DT) 부문에서만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IT 관련 엔지니어들이 주축이다. 롯데그룹의 척추를 담당하는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 코로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실적이 82% 곤두박질쳤다. 이들은 연내 마트와 슈퍼 70여 곳 등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매장을 닫으며 체질개선에 나선다.
 
문제는 이 같은 장기불황이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기업입장에서 신규채용은 미래를 위한 투자의 개념이 강하다. 신입사원을 교육하고 실제 근무에 투입시켜 성과를 내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이 연일 경영악화를 경험하고 불확실성이 증가하자 내실화 실현방안 1순위로 신규인력에 대한 투자부터 축소하는 형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인력에도 구조조정 단행해 고용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는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지난 3월 롯데쇼핑 내 하이마트 부문은 창사 이래 최초로 현장직 직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백화점과 2001아울렛 등 유통사업을 전개하는 이랜드리테일도 코로나19 위기를 탈피하고자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 무급휴가를 진행했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강제가 아닌 기간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이랜드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도 인력 구조조정은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안산점을 시작으로 대전 탄방점을 연이어 매각했고, 대전 둔산점도 유동화를 확정했다. 기존 매장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영업종료 이후 인근 점포에 전환배치하거나 온라인 사업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등 유통 트렌드에 맞춘 사업부문으로 이동을 고려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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