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키움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한화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2020시즌 KBO리그에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꼴찌 한화 이글스가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프로야구 사상 첫 '정규시즌 100패' 위기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탈꼴찌 가능성을 높인 가운데, 쌍방울 레이더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보유한 한 시즌 최다 97패의 불명예도 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했다. 시즌 9승을 신고한 선발 워윅 서폴드(30)의 호투와 김민하(31), 송광민(37), 브랜든 반즈(34)의 홈런 3방으로 키움을 압도했다. 갈 길 바쁜 키움에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시즌 100패 위기를 완전히 지웠다. 이날 승리로 시즌 43승(86패 2무)을 신고한 한화가 남은 13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99패가 된다.
 
한화의 올 시즌은 참담했다. 5월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6월 12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까지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인 18연패를 당했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불명예 기록을 무려 35년 만에 소환했다. 이 기간 한용덕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했고, 최원호 2군 감독이 1군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악재는 계속됐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2군과 재활군 전력을 3주 동안이나 쓰지 못했다. 지난달 22일까지 시즌 113경기를 소화하면서 승률 2할대 머물렀다.
 

한화 선수들이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OSEN 제공

하지만 9월 중순 가을 바람이 불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달 15일부터 최근 25경기 동안 14승 11패 승률 0.560으로 반전을 맞이했다. 신구조화가 이뤄지면서 공수 모두 짜임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5연승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면서 5강 캐스팅보트 역을 맡았다. 갈 길 바쁜 팀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6일부터 8일까지 KIA 타이거즈와 4연전에서 3승 1패, 9일부터 11일까지 키움과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이제 한화에게 남은 과제는 탈꼴찌와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인 97패를 벗어나는 것이다.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가 각각 97패를 기록한 바 있다. 1999년 132경기 체제, 2002년은 133경기 체제였다. 144경기 체제가 된 2015년 이후 최다패는 2017년 KT 위즈의 94패(50승)다. 올 시즌 한화가 97패 오명을 안을 가능성은 낮다. 남은 13경기에서 3승만 거두면 된다. 97패 불명예를 벗기 위한 매직넘버는 3인 셈이다.
 
최근 분위기만 놓고 보면 97패 불명예를 넘어 탈꼴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발 김민우(25), 장시환(23), 서폴드에 강재민(23), 윤대경(26), 김진영(28) 등 젊은 투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불펜도 탄탄하다. 여기에 노시환(20), 박정현(19), 최인호(20), 임종찬(19) 등 1~2년차 신인급 야수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또한 송광민, 최재훈(31), 정진호(32) 등 베테랑들의 분발도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한화는 13일부터 두산과 원정 3연전, 15일부터 삼성과 홈 4연전에 나선다.
 
한편, 11일 선두권 맞대결에서는 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를 7-3으로 눌러 이겼다. LG는 6연승 휘파람을 불며 2위를 지켰고, 선두 NC는 5연패 늪에 빠졌다. 3위 KT 위즈는 '끝내주는 사나이' 배정대(25)의 시즌 4번째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두산을 연장 10회 접전 끝에 5-4로 꺾었다. 가을야구가 좌절된 삼성 라이온즈는 롯데 자이언츠를 8-4로 제압하며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9위 SK 와이번스는 6위 KIA 타이거즈를 맞아 광주 원정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9-5로 승리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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