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B마트, 8월 기준 사업초기와 비교해 매출 963% ↑
같은 기간 편의점배달 주문액 48% 감소..."골목상권 우려"
소비자가 CU의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BGF리테일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식료품과 생필품 배달을 본격화하면서 편의점과 배달앱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업계 1,2위 사업자들이 마트배달을 확대하면서 기존에 사업을 진행하던 편의점과 파이나누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우아한형제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오픈한 배달의민족(배민)이 전개하는 B마트 서비스는 올해 8월 기준 사업초기와 비교해 매출이 963.3%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배민은 지난해 11월부터 즉석식품이나 생필품 등을 직매입해 30분에서 최대 1시간 내 배송해주는 ‘B마트’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배민 앱에서 B마트로 주문하면 이를 배민라이더스가 자체 물류센터에서 직접 배달해주는 형태다. 서울에만 30개의 거점 물류센터가 있다. 배달가능한 상품은 밀키트부터 주방용품 등 약 6300개에 이른다.

B마트 성공과 맞물려 최근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 코리아도 '요마트'를 런칭했다.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30분 이내로 배달하는 장보기 서비스다. 상품 카테고리는 신선식품부터 밀키트, 생활용품, 가정용품, 반려동물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3000여 개다. 이들은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자체 라이더를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마트 물건을 배송한다.

경쟁이 심화되자 서울지역 편의점의 배달 실적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A편의점은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가 작년 11월 582곳에서 올해 8월 942곳까지 증가했지만, 평균 주문액은 48% 줄고 평균 주문 건수도 3.3건에서 1.5건으로 반 이상 줄었다.

배달앱 요기요 내 편의점 주문장면 캡처 / 변세영 기자

편의점 업계는 배달앱이 자체적으로 직매입해 운영하는 마트배달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에 쓴소리를 내고 있다.

CU는 지난해부터, GS25도 올해 3월부터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늘려왔다. 편의점은 음식 배달과 마찬가지로 개별 점포가 앱에 입점해 주문을 받는다. 배달앱이 자체 마트서비스를 시작해 고객이 더 이상 편의점배달을 이용하지 않고도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다 보니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편의점주협의회는 지난달 25일 입장문을 내고 “(배달앱이) 수퍼마켓과 편의점, 중소형 마트 등 소매업종에서 취급하는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집중 공급해 골목상권 붕괴가 필연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서비스를 개시한 요마트가 요기요 앱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고객의 데이터를 임의로 활용해 마케팅에 활용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커머스가 고객의 성별, 연령 등을 활용해 개인별 구매데이터를 축적하는 것과는 달리, 배달앱은 단순히 이메일이나 휴대폰번호만 요구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B마트 판매 품목 / 홍성국 의원실 제공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 코리아 제공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요와 요마트는 법인 자체가 달라서 고객 데이터를 공유하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법 때문에 정보데이터는 24시간 지나면 아예 사라져 고객의 주소 기록을 요마트 데이터로 활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요마트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 코리아에서 전개 중이다.

또한 요마트 오픈 당시 앱화면 상단 노출 특혜와 관련해서는 “앱이라는 게 소비자 편의성을 위해 다양한 부분을 테스트한다. 해당 카테고리는 테스트용으로 현재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1위 배민도 사정은 비슷하다. 배민 앱에는 지역 맛집부터 디저트 카페까지 다양한 점포가 입점되어 있지만 편의점은 없다. 편의점주협의회는 배민이 편의점이 배달앱에 입점하는 것을 거부하며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해당 문제는 국감에서도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는 B마트-요마트와 지역 골목상권과 관련한 의견이 오갔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상생법이 시대의 흐름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독점 방지 문제를 국회와 더 소통해서 상생법과 같은 부분을 강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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