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 2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피처링에 참여한 미국 가수 제이슨 데룰로(Jason Derulo)의 '새비지 러브(Savage Love)' 리믹스 버전이 17일 자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핫 100' 정상에 등극한 두 곡을 보유하게 된 동시에 두 곡을 나란히 빌보드 1, 2위에 올리는 기록을 썼다.

■ 빌보드 "방탄소년단 리믹스 버전 성적 압도적 우세"

이날 빌보드는 "방탄소년단 리믹스 버전에 힘입어 조시 685(Jawsh 685), 제이슨 데룰로와 방탄소년단 협업의 '새비지 러브'가 전주 8위에서 1위로 치솟아 올랐다"며 "이 곡으로 방탄소년단과 제이슨 데룰로는 '핫 100' 정상에 등극한 노래를 두 곡씩 갖게 됐고 조시 685는 최초로 정상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새비지 러브'는 올해 들어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곡으로는 주간 최대 상승폭(8위→1위, 7계단) 기록을 세웠으며 올해 16번 째로 '핫 100' 정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빌보드 '핫 100' 차트./빌보드 SNS

또한 빌보드는 닐슨뮤직/MRC 데이터 집계를 인용해 "'새비지 러브'는 10월 8일까지의 주간 집계 기준으로 미국 내 스트리밍 횟수 1천 600만 회를 기록해 전주보다 32% 증가했고 다운로드 수는 7만 6천 건을 기록하며 814%나 증가했다. 10월 11일 주간 집계에서는 7천 60만 라디오 방송 포인트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음원 판매량은 대부분 BTS 리믹스 버전에 힘입었고 전체 스트리밍량은 BTS가 참여한 버전과 참여하지 않은 버전이 비슷하게 나뉘었다"며 "집계 기간 이 곡의 소비량은 BTS 참여 버전이 우세하기 때문에 BTS가 공식적으로 ('핫 100' 1위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즉 방탄소년단의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차트 집계 시스템에 따라 해당 주간의 리믹스 버전 판매량 등의 성적이 압도적으로 우세해 기존의 곡을 대체하며 차트에 등재된 것이다.

■ 빌보드 통산 5번째 기록

앞서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로 7주째 빌보드 '핫 100' 차트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다이너마이트' 발매 첫 주인 지난 8월 31일 '핫 100'에 1위로 데뷔하며 한국 대중음악 역사를 다시 썼다. 이후 이를 포함해 7주간 1위를 3번, 2위를 4번 차지하며 최상위권에서 롱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비지 러브' 까지 1위에 오르게 되면서 방탄소년단은 2009년 6~7월 4주간 '붐 붐 파우(Boom Boom Pow)'와 '아이 가타 필링(I Gotta Feeling)'으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한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 이후 동시에 'Top 2'를 점령한 첫 그룹이자 빌보드 차트 통산 5번째 그룹이 됐다. 두 팀 이외에 해당 기록을 세운 듀오 혹은 그룹은 비틀즈(The Beatles), 비지스(Bee Gees), 아웃캐스트(OutKast) 뿐이다.

이에 대해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해외 음반시장에서는 음악적 스펙트럼과 매력을 더하기 위해 뮤지션들 사이에 컬래버레이션이 자주 이뤄지는 편이다. 미국에서는 컬래버레이션에 참여한 가수가 단순 서포터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곡에 대한 충분한 책임과 권리를 갖는다"며 "빌보드 공식 차트와 기록 역시 리드와 피처링 아티스트가 동일하게 이룬 성과로 평가받으며 가수의 경력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더불어 컬래버레이션에 참여한 가수의 영향력과 음악성, 대중성이 리믹스곡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은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에서 후렴구와 랩 파트 등을 맡아 감성적인 느낌을 더하는가 하면 한국어 랩까지 소화했다. "사랑이란 어쩌면 순간의 감정의 나열" "조건이 다들 붙지 난 뭘 사랑하는가" 등의 한국어 가사 랩이 포함된 것이다. 이 때문에 '새비지 러브'가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방탄소년단이 처음으로 '핫 100' 1위라는 기록을 세우게 한 '다이너마이트'가 영어 곡이었다면 '새비지 러브' 리믹스는 한국어 가사가 포함된 곡으로 처음 정상에 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방탄소년단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시는 아미(팬클럽)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에 이어 '새비지 러브'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 2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미국에서의 입지를 굳혔다. 더 이상 방탄소년단은 미국 시장에서 단순히 큰 팬덤을 가진 해외 가수가 아니라 미국 대중음악의 본류에 안착한 세계적인 가수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매 신곡마다 이전 기록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앞으로는 또 어떤 기록을 세우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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