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픈이노베이션 차원…파이프라인 확보와 글로벌 진출 마련
한독, 제넥신 마곡 신사옥 및 R&D 센터 . / 해안건축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희귀의약품과 신약, 코로나19 치료제 등의 개발을 위해 해외 벤처나 벤처캐피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하기보다 R&D(연구개발)와 글로벌 임상 경험을 쌓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새로운 파이프라인 확보와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독과 제넥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가 8일(현지 시간) 사모(private placement) 형태로 4100만 달러(한화 47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레졸루트는 희귀질환 관련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벤처다. 한독은 레졸루트의 최대주주이고, 제넥신은 대주주다.

한독은 자회사인 제넥신과 공동으로 지난해 1월 초순 레졸루트에 2500만 달러(약 280억원)를 투자해 지분 총 54%를 확보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독이 레졸루트에 투자한 금액은 140억원이다.

이번 투자유치는 미국업체인 캠 캐피탈이 주관한 가운데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 카우푸만, 서베이어 캐피탈, BVF 파트너스 등의 참여로 이뤄졌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는 전 세계적으로 1조6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카우프만 펀드의 규모는 77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투자금은 레졸루트가 주력하고 있는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RZ358'의 미국 및 유럽 임상 2상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를 위한 경구 혈장 칼리크레인 억제제 'RZ402'의 미국 임상 1상에 사용된다.

RZ358은 올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 소아질환 의약품(RPD)으로 지정됐다. 시판 승인 시 다른 의약품에도 적용 가능한 우선심사바우처(PRV)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독은 RZ358과 RZ402에 대한 한국 권리를 지난달 획득했다. 레졸루트는 빠른 시일 내에 나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한독은 지난해 3월 미국 바이오벤처 트리거 테라퓨틱스에 500만 달러(약 6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했다. 미국 바이오벤처인 트리거 테라퓨틱스는 유망한 후보물질을 발굴, 임상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독 관계자는 “(해외벤처에 투자하는 이유는) 바이오 벤처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임상 및 개발 경험을 확보하기 위한 게 제일 크고 (해외에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레졸루트가 개발하는 RZ358과 RZ402의 경우, 한독이 개발 중인 희귀질환이랑 당뇨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같이 투자해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독은 해외 벤처에 대한 투자를 수익 목적보다는 R&D 개념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진행 중이다. 즉 외부의 혁신적인 바이오 벤처의 개발되는 제품을 라이센싱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설명이다.

SCM생명과학-제넥신 컨소시엄이 인수한 아르고스 세포치료제 cGMP 생산시설 전경. /SCM생명과학 제공

SCM생명과학은 대만의 줄기세포 바이오기업 Steminent Biotherapeutics (이하 스테미넌트)와 손잡고 기술도입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SCM생명과학은 스테미넌트의 줄기세포치료제인 Stemchymal 관련 기술을 라이선스로 국내 시장에서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지난 2015년 미국 FDA로부터 척수소뇌성 실조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또 2016년 일본 세포치료제 기업인 리프로셀(ReproCELL)에게 일본 시장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 후,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임상이 진행중이다.

SCM생명과학은 지난 8월에는 미국의 PBS바이오텍과 손잡고 줄기세포 양산에 나섰다. SCM생명과학은 PBS바이오텍의 3차원 배양기를 활용해 줄기세포치료제 상업화 생산 준비에 본격 돌입할 전망이다.

양사는 줄기세포 대량생산 공정개발 및 최적화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상반기까지 80리터 수준의 줄기세포 3차원 대량생산 공정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세포치료제는 바이오시밀러 같은 항체의약품과 달리 80리터 수준에서 글로벌 상업화 생산이 가능하다.

앞서 SCM생명과학은 지난 7월 미국 바이오벤처 테라이뮨과 줄기세포와 CAR-Treg를 이용한 자가면역질환 세포치료제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SCM 관계자는 해외투자 이유에 대해 “글로벌 세포치료제 회사를 지향하기 때문에 그런 비전을 하나씩 실현하기 위해서 해외 진출사와의 제휴나 파트너십 등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온스그룹은 신경계 질환 및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미국의 제약바이오 기업 ‘클렌 나노메디슨(이하 클렌)’의 시리즈D 투자에 참여했다고 지난달 11일 밝혔다.

클렌사의 이번 시리즈D 투자는 전세계적으로 총 4200만 달러 이상 모집이 완료됐다. 휴온스그룹은 향후 클렌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 지속을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금은 클렌이 자체 개발한 나노촉매제 ‘CNM-Au8’을 이용한 루게릭병(ALS) 다발성 경화증(MS), 파킨슨병(PD) 등 신경계 질환 치료제 임상 3상 및 ‘CNM-ZnAg’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비용에 사용될 예정이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클렌은 생물학적으로 활성화된 나노촉매제를 약품으로 개발하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춘 뛰어난 R&D기반의 제약회사”라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휴온스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이끌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견고한 파트너로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보령제약은 지난 6월 말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펀드 Hayan I, L.P.(하얀 아이, 엘.피)에 24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투자금은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납입할 예정이다.

하얀 아이, 엘.피는 보령의 미국 현지법인 하얀헬스네트웍스에서 설립 및 운영하는 벤처캐피탈(CVC)펀드로 미국내 초기단계 헬스케어기업 및 혁신적인 기술에 투자를 진행 할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이번 펀드 참여를 통해 글로벌 진출 및 기업 성장 모멘텀 마련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파이프라인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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