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한항공, 기안기금 지원 받을 시 산은 영향력↑…경영권 분쟁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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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항공업계의 침체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과 대한항공 등이 산업은행으로부터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을 신청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안기금의 지원을 받게 될 경우 까다로운 조건과 산업은행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 탓에 경영권 분쟁의 향방도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등 다수의 항공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상반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6개 항공사의 매출은 절반 이상 급감했고,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6조622억원에서 올해 4조432억원으로 33.3%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30%,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와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은 절반 이상 매출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과 대한항공 등이 산업은행에 기안기금을 지원 받기 위해 세부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이달 중 기안기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에 대한 자금지원 검토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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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도 기안기금 신청이 유력하다. 4분기 이후의 업황이 불투명해서다. 3분기에도 화물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화물 운임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에 현재와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지 미지수다.

대한항공의 기안기금 지원 여부는 관련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기안기금을 받을 경우 대한항공에 대한 산업은행이 영향력이 늘어나서다.

산은은 기안기금을 지원받은 기업과의 이익 공유를 목적으로 지원 금액의 최소 10%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발행한다. 대한항공은 6개월간 고용유지, 모회사에 대한 이익배당 금지, 자사주 매입 금지 등의 제약을 받는다.

업계는 산업은행이 기안기금 지원을 통해 대한항공 경영 깊숙한 곳까지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럴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3자 연함 간의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안기금 일부가 CB와 BW로 발행되고, 산은이 대한항공 경영 일부에 관여하는 만큼 향후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현재 조원태 회장과 이에 맞서는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3자 연합이 지분율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기준 한진칼 지분 약 41% 3자연합은 45.23%를 보유한 상황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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