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작년 보증기업 55.4%서 부실지표…4년 연속 증가
노조, 신대식 감사 연임에 사퇴 촉구
신용보증기금 보증기업들의 부실지표가 4년 연속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말 그대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다. 신보가 보증하는 기업의 부실지표가 4년 연속 증가세인 것으로 드러나, 여신보증에 면밀한 관리방안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신보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보가 연도별로 전체 보증한 업체와 비교해 부실 지표가 발생한 업체의 비중이 2016년 45.1%에서 2019년에는 55.4%로 늘어났다.

신보가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을 할 경우 ▲경영상태 ▲사업전망 ▲신용상태 등을 성실하게 조사할 의무가 있다. 이에 재무제표상의 기업 평가지표와 운영에 관한 지표 등을 토대로 기업의 운영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항목을 선정, 연도별 기업변동 현황을 분석했다.

항목은 ▲2년 연속 당기순손실 기록 ▲2년 연속 총차입금의존도 증가 ▲2년 연속 부채비율 증가 ▲신용평가등급 하락 ▲운전자금 회전기간 평균미만 ▲재고자산 회전기간 평균미만 ▲총자산회전율 평균미만 ▲자본잠식까지 총 8개 항목에 달했다.

분석 결과, 2016년 전체 보증기업수 19만9548개에서 8개 지표 중 1개 이상의 항목에 포함된 기업수는 8만9904개로, 부실 지표 발생률이 45.1%로 나타났다. 2017년에는 47.9%, 2018년은 52.5%에 이어 지난해는 20만7189개 중 11만4746개 업체에서 부실 지표가 나타나 55.4%로 늘어났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기업 변동 현황. /송재호 의원실 제공

특히 연도별 보증기업에 비해 부실 지표가 발생하는 업체의 증가 폭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서 2019년까지 전년도 대비 증가율의 평균을 살펴보니 보증기업 증가율은 평균 1.3%를 나타낸 반면, 부실 지표 발생의 증가율은 평균 8.5%로 약 6.5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으로 2017년은 전년 대비 보증 업체가 2.1% 증가한 반면, 부실 지표 발생률은 8.5%가 증가했다. 2018년의 경우 보증 업체는 0.6% 증가한 반면, 부실지표 발생은 10.4%로 큰 차이를 보였다.  2019년에는 보증 업체가 1% 증가하는 사이, 부실지표 발생 업체는 6.6%가 증가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전체 보증 업체 수 대비 총자산회전율이 평균미만으로 나타난 업체 비중이 평균 14.7%로 가장 높았다. 총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총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업계 평균 미만인 기업이 2016년에는 2만8349개에서 2019년에는 3만1837개로 증가했다. 비중으로는 14.2%에서 15.4%로 1.2% 상승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가한 업체 수가 가장 많은 항목은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이다. 2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업체는 2016년에는 813개였으나, 2019년에는 1814개로 3년 동안 2.2배가 늘었다. 이어 자본잠식을 기록한 업체 수가 2016년 661개에서 2019년 1345개로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호 의원은 "신용보증기금이 기업의 자금 안정성을 위해 여신보증을 늘리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보증한 업체에서 부실화를 의미하는 지표가 늘고 있는 만큼, 면밀하고 세심한 보증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용보증기금지부 김재범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신대식 신용보증기금 감사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며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신보 노동조합은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는 신대식 감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직원 97%가 반대하는 감사연임을 말도 안 되는 잣대와 터무니없는 근거로 강행한 것에 대해 신보인은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며 "우리는 지난 2년간 신대식 감사와 신보라는 한 울타리에 근무한 산 증인으로, 그가  연임될 만한 자격도 품격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바로 이것이 오늘의 참담한 결과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록 공운법상 감사의 선·연임에 관한 임명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다해도, 감사 자격도 안 되는 자가 정치적 뒷배로 정권에 기대어 연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점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의 연임통보로 노동조합이 투쟁을 중단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털 끝 만큼의 남은 명예라도 보전하고 싶다면 당장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4일 청와대 앞에서 신 감사의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공공기관의 감사 자리는 엄연히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지만, 국민 97%가 반대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신용보중기금에 내려온 신대식 감사는 재임기간 ▲인권을 무시한 갑질인사 ▲치적쌓기용 과잉감사 ▲코로나19 고통 극복을 외면한 조직 이기주의 ▲법령과 권한을 뛰어넘는 월권행위 논란 등으로 아픔과 상처만 남겼다”고 말했다.

1951년생인 신 감사는 통영고,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산업은행 동경지점장, 신탁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 등을 차례로 역임한 뒤 지난 2018년 10월 신보 신임 감사로 선임됐다. 선임 당시 과거 청와대 외압으로 대우조선해양 감사에서 물러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의 선임이 아니냐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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